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주도 야권의 법제사법위원회 등 '입법 청문회' 강행에 대해 "일방적인 독주로 폭거를 자행하면서 상임위를 운영하고 있다"며 "(법사위의) 그 어떤 결정이나 행태도 용인 못하고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법사위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국방부 이종섭 전 장관과 유재은 법무관리관, 해병대 임성근 전 1사단장과 박정훈 전 수사단장 등을 출석시켜 입법 청문회를 진행한 당일이다.
추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같은 시간 진행된 야권 단독의 법사위 전체회의를 두고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비정상적 (국회) 운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가져간 11개 상임위를 제외한 남은 7개 상임위의 위원장직을 받을 것인지 여부 등 국회 원(院)구성 관련 당내 의견을 다시 모았다. 의총에서는 '상임위를 받을 수 없다'는 강경론과, '협상에 응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공존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 원내대표는 "여전히 아주 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말씀을 해주신 분들이 있으셨다"면서도 "우리가 여당으로서 책임있는 활동과 자세를 보일 때가 됐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다수 계셨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제 의원들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들었기 때문에 제가 막바지 고심을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월요일(24일) 오전 다시 의총을 통해서 최종적인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및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회동 일정에 관해서는 "말씀이 있으면 언제든 만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다양한 협상안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시종일관 처음 입장에서 단 한 치도 움직임이 없이 고집을 부리고 오만한 태도로 일관해왔다"고 민주당 측의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우 의장에 대해서도 그는 "의장께서는 어떠한 중재안도 제시하면서 타협을 하고 협상을 타결시킬 어떤 중재 노력을 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 다수는 원구성 협상과 관련, 상임위를 전체 보이콧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직만 수용해서라도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이견도 나온다.
김재섭 원내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국회 복귀 여부와 관련 "(복귀) 해야 한다"며 "당연히 집권여당으로서 복귀를 해서 상임위 자리에서 야당이랑 싸우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회 복귀를 실명으로 공개 주장한 것은 김 의원이 이날 발언이 거의 유일하다.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일각에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협상이 있고 대화 기회가 있으면 또 다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여야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원구성 문제 협상을 위해 회동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더 이상 대화가 의미 있나 싶다"(추 원내대표), "오늘까지는 추가 합의 내용이 없다"(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라고 하는 등 평행선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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