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스팸문자가 그야말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참여연대가 스팸문자를 발신하는 '성명불상자'를 대상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내용 신고를 단행했다.
20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 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스팸문자 발송자, 발송대행업체와 발송경로 △이들이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취득하게 된 경위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의 개입여부 등을 밝혀내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스팸문자 발신의 급증 현상은 일부 개인의 일이 아니다. 지난 19일 방통위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휴대전화 스팸신고 및 탐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방통위에 접수된 휴대전화 스팸문자 건수는 총 1억6862만79건이다. 이 중 신고가 1억6858만9656건, 탐지가 3만423건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 휴대전화 스팸문자 건수 2억9549만8099건의 절반을 넘는다. 올해 1~5월 월평균 스팸건수는 3372만4015건으로 작년 월평균 2462만4841건에서 36.9%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 4월 5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스팸 유통 현황'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 1인당 한달 평균 스팸 수신량은 13.49건으로 상반기 대비 4.19건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그리고 올해 들어 시간이 갈수록 스팸 발신량이 더 늘어나고 있음을 추정 가능한 대목이다.
참여연대는 "지난해에는 주 1~2회에 그쳤던 스팸문자가 최근 한 달 사이에 급증하면서 하루에 5~6개, 최대 10개 이상 받고 있다는 시민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내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유출된 것인지, 언제 어디에서 유출된 것인지, 어떤 개인정보까지 유출된 것인지, 누가 이러한 스팸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 유출된 정보가 다른 범죄에 활용되지는 않을지 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스팸문자 급증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많은 정보가 유출됐다'는 브리핑만 하고 있다"며 실제 피해 상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스팸문자 대량 발신 사태 이면에 범죄 혐의가 매우 짙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위탁업체와 문자 재판매사 수십여 곳이 해킹된 것만으로 전 국민이 이렇게 다량의 스팸문자에 이렇게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 제보된 사례를 보면 번호가 도용되었거나 해당 번호를 통해 2차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있어서 범죄의 혐의가 매우 짙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 차원의 조사로는 해결이 되지 않으며, 경찰 등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게 참여연대 요구다.
관련해 이날 방통위는 KISA와 함께 스팸 문자 관련 긴급 현장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방통위와 KISA는 이달 스팸 신고가 전월 동기 대비 40.6% 급증했으며, 분석 결과 주식투자, 도박 스미싱 관련 스팸이 특히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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