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세론'을 형성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도전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최고위원직에 함께 출마할 러닝메이트들이 추려지는가 하면, 사무실 빌딩 임대 등 선거캠프의 실무 과정도 포착됐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불쾌감을 내비치는 친윤계 의원들과 친(親)한동훈계 의원들 사이 신경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친한계 인사로 꼽히는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 "맞다고 봐야 될 것"이라며 "(출마선언 시점이) 결국은 주말이나 내주 초가 될 텐데,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이 출마 자체에 대한 결심은 굳힌 상태고 구체적인 출마 "시기나 메시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친한계로 꼽히는 정석국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해 "이제 출마하시는 것"이라며 "이번 주말 정도를 기점으로 아마 출마 선언이 있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보통 토요일은 (언론이)기사를 잘 안 쓰니까 어찌 보면 또 일요일(23일)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출마 준비 현황에 대해선 "사람의 인적 구성은 끝났고 그 인적 구성에 따른 배치라든지 역할 그런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 전 위원장이) 그 부분에 대한 심사숙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장 의원과 정 의원에 더해 초선 박정훈 의원 등이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선 "필요할 경우에는 출마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긍정적인 답을 남겼다. 정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 여부에 대한 확정은 안 했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부분이고 그것도 좀 더 숙고한 후에 이제 결정을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라인' 측근으로 평가 받는 주진우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을 돕고 있다는 한 시사주간지 보도도 나왔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 정치적 골이 깊어진 만큼 양측 모두와 인간적으로 가까운 주 의원이 두 사람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전당대회 선거캠프를 꾸린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한편 앞서 이철규·유상범 의원 등 친윤 그룹이 한 전 위원장 '대세론'을 견제하고 나선 가운데(☞ 관련기사 : 친윤계 '한동훈 대세론'에 연일 불쾌감…유상범 "민심·당심 언제든 바뀐다"), 이날은 친한계 의원들이 이에 반박하며 친윤 대 친한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 의원은 '어대한'이란 단어를 두고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 비판한 이 의원을 겨냥 "전당대회에서 한 전 위원장이 후보로 나왔을 때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씀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7일 '어대한'과 관련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선거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총선백서 제작 과정에서 친한계 측과 갈등을 빚은 조정훈 의원도 앞서 '어대한' 기류에 대해 "어대한 여론을 만드는 사람들은 해당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조 의원에 대해서도 "(전당대회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투표한 당원들은 전부 다 해당행위로서 징계를 해야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라며 "오히려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없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마치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계속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조작이고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의원 등 친윤 그룹으로부터 '김경율 전 비대위원, 진중권 광임대 특임교수 등 진보진영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위원장을 돕고 있다'는 취지의 말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보수의 적극 지지층을 한동훈 전 위원장으로부터 갈라놓겠다라고 하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쏟아지는 여러 '한계론'에 대해서도 친한계의 반박이 나왔다. 장 의원은 '원외 대표 한계론'에 대해 "야당과 기본적으로 싸우고 협상하는 것은 원내에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할 일"이라며 "오히려 이럴 때 당을 쇄신하고 당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원내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원외 당대표가 더 잘해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 전 위원장이 임기 중 대권에 도전하려고 한다면 당 대표를 맡아선 안 된다'는 윤상현 의원 등 당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은 총선에 패배한 우리 당이 쇄신이 필요하고 혁신이 필요하고 뭔가 재창당 수준의 거듭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한 전 위원장은) 그것을 하기 위해서 지금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이고, 그 이후의 어떤 정치 일정에 대한 고민은 없다고 보인다"고 했다.
정 의원 또한 "이 상황에서 (한 전 위원장이) '내가 1년 2개월 후에 이걸 하겠다'는 마음을 가질 정도의 여유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이 당대표를 안 해야 된다는 건 아니잖나"라고 말해 대권을 노릴 시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당 일각의 지적을 반박했다.
정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시 이른바 '윤-한갈등' 또는 당정 간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의사를 결정해야 되는 부분에서 좀 의견 충돌이나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데 이거를 너무 대립각 형태로 봐가지고 함께 갈 수 없는 어떤 그런 관계로 규정지어버리는 것이 좀 저는 또 오히려 더 문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당 안팎에선 친윤계 내부에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나설만 한 당권 주자가 마땅치 않아, 비윤계 주자이자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에게 친윤계가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한동훈 대항마를 세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나 의원은 이날 본인의 SNS에 글을 올리고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며 "제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그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