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고등학생 4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자신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3년 전보다 감소했다.
여성가족부가 29일 발간한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등학생 26%는 최근 1년 내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심각한 수준의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설문을 통해 답했다.
중학생(26.3%)의 우울감 경험률이 고등학생(25.6%)보다 소폭 높았고, 여학생(30.9%)이 남학생(21.4%)보다 우울감을 더 많이 느꼈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우울감 경험률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만 19세 이상 성인이 최근 1년간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7.3%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하면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비율이 3.5배가량 높은 셈이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 중고등학생의 비율은 37.%로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44.2%)은 남학생(30.8%)보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또한 청소년(9~24세) 중 '나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비율은 3.2%로 2.5%를 기록한 2020년 대비 0.7%포인트(p) 증가했다.
우울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이 도움을 청할 사회적 관계는 점점 약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청소년(13~24세) 중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5%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2019년(89.9%) 대비 4.9%p 줄었다.
13~19세 청소년들이 응답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평균 3.9명이다. 이 수치는 지난 2011년 4.8명에서 13년간 한 번의 증가 없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정신건강을 이유로 청소년 전화 상담(1388)을 찾는 청소년의 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1388이 상담한 74만6000건 중 정신건강 상담은 26만건으로 34.9%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20만5000건) 대비 5만5000건 증가한 수치다.
한편, 통계청은 2022년 기준 청소년(9~24세) 사망 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자살)라고 밝혔다. 자살은 2011년부터 12년간 청소년 자살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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