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패배로 원외정당의 길을 앞둔 정의당이 권영국 대표 체제로 새출발을 다짐했다.
권 신임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한 취임사를 통해 "8기 지도부와 정의당은 취임과 동시에 오늘을 마지막으로 원외로 나가게 된다"며 "우리는 다시 투명정당이 될지도 모른다. 솔직히 두렵지만, 원외정당이 된다는 것은 소외되고 존재를 부정당한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제대로 살피러 민중 속으로 가라는 또 다른 엄명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새로운 정의당의 방향성에 대해 "원내 정당에서 길들여진 관성을 오늘로써 모두 버려야 한다. 이제 우리의 활동은 행사가 아니라 치열한 투쟁이 되어야 한다"며 "현장으로, 민중 속으로 더 아래로 내려가 길을 찾아야 한다. 다시 노동자 민중의 곁에 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독자적 진보정치를 꿈꾸는 모든 분들과 함께 연대하며 '제2의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하겠다"며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당으로, 기후위기와 구조적 차별에 맞서는 당으로 이 정의당을 다시 세우는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넣겠다"고 했다.
권 대표는 해고노동자 출신으로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쌍용차 정리해고 법률대리인단, '구의역 김군 사고' 진상조사단 단장 등을 맡아 활동해 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을 지냈다.
정의당 차기 대표 선거는 권 대표가 단독 출마했고,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모바일·ARS 찬반투표를 거쳐 총 선거권자 1만5042명 중 4408명이 투표(투표율 29.3%), 4107명이 찬성(찬성률 93.2%)했다. 부대표로는 문정은 광주시당위원장, 엄정애 경북도당위원장(전 경산시의원) 2인이 선출됐다.
한편 권 대표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당을 이끌어주신 김준우 대표와 7기 지도부에 감사드린다"며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22대 총선을 맞아 선거를 완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임 지도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이임식에서 "무던히 애썼으나 총선 결과는 당원들의 바람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며 "정의당의 몰락이라고까지 하는 비평에 가슴은 아프지만 주어진 현실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여전히 정의당을 필요로 하는 지역과 현장이 너무나 많다"며 "시민들께 다시 한 번 정의당에 힘을 달라고 호소드리고 싶다"고 했다.
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창당 이래 줄곧 원내 제3당이자 진보의 대표선수로서 활약해온 정의당이, 역대 처음으로 원외정당이 되어 광야에서 다시 일어서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마주하고 시작하는 오늘"이라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정의당은 반드시 넘어진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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