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로만 공부할 땐 모르는 내용을 바로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하이러닝’으로 공부하면서 관련 정보들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돼 좋아요."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청계초등학교 1층 과학실에서는 6학년 1반 학생 24명이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경기도교육청의 교육 플랫폼인 ‘하이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과학 수업을 받고 있었다.
‘식물의 구조와 기능’ 단원에 대해 진행된 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은 광학현미경의 구조와 사용법을 익히고, 동·식물 세포 관찰을 통해 각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았다.
일반적인 수업과의 차이점은 수업 방식이었다.
교사가 준비한 수업내용을 빔프로젝터 스크린이나 TV 화면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며 진행되는 기존의 수업과 달리, 교사가 자신의 컴퓨터를 통해 제공하는 수업내용이 교실 앞쪽 빔프로젝터 스크린과 학생 개개인에게 지급된 태블릿PC를 통해 제공되고 있었다.
교사가 처음 제공한 화면은 광학현미경의 사진과 함께 각 부위 명칭이 빈칸으로 표시된 자료였고, 학생들은 ‘실험관찰 6-1’ 교과서와 비교하거나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주어진 빈칸을 터치펜을 활용해 채우면서 광학현미경의 구조와 부위별 명칭을 익혀 나갔다.
이어 교사가 제공한 영상자료를 통해 광학현미경의 사용법 등을 배웠다.
이후 모둠 활동을 통해 직접 광학현미경으로 양파 표피세포와 구강 상피세포를 관찰한 뒤 태블릿PC를 이용, 자신이 관찰한 세포들의 색과 모양 및 특징을 비롯해 식물세포와 동물세포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실험 관찰지’에 적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중간중간 중요한 내용이나 강조해야 할 부분들에 밑줄을 긋거나 표시를 하며 설명했고, 해당 내용들은 온전히 학생들의 태블릿PC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작성한 실험 관찰지를 함께 분석하면서 틀린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 등 복습도 진행했다.
이날 수업은 AI가 생성한 문제를 풀어보고, 교사가 마지막 설명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임정후 군은 "기본적으로 하이러닝 전 수업과 비교할 때 좋은 점은 집중도가 향상됐다는 것"이라며 "교과서 위주의 수업은 글을 읽거나 글씨를 쓰는 것이 귀찮을 때도 있는데 태블릿PC를 활용한 수업은 필기도 편하고 몰입감도 생겨 수업이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단우 군은 "하이러닝의 장점은 선생님의 화면과 학생의 화면이 공유된다는 점으로, 교실 뒷편에 앉는 학생은 화면이 멀어 잘 안보이는 경우 있었는데 선생님의 화면을 공유해 가까이서 더 잘 볼 수 있다"며 "또 예전엔 선생님이 하시는 것만 보고 따라했는데, 직접 참여할 수 있게된 점도 장점 중 하나"라고 짚었다.
다만, 박지우 양은 "네트워크 연결 끊기면 수업 참여가 안된다. 실제로 수업을 제대로 못들은 적이 있다"며 "태블릿PC나 터치펜 고장날 경우에도 수업 참여를 못한다"고 학습자 입장에서 안정적 운영을 위한 개선점을 제시했다.
수업을 진행한 김용우 교사도 "기존의 여러 AI 디지털 교과서 등은 교사가 수업을 재구성하거나 뭔가를 이끌어가려고 할 때 자율성이 반영되기 어려웠지만, 하이러닝은 교사가 구현하고자 하는 수업을 위한 자율성과 활용성이 높다"며 "또 중요한 설명을 말로서 추상적으로 설명했던 과거와 달리, 교사가 재구성한 자료를 직접 학생 개개인에게 전달하고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존의 교육에 AI와 빅데이터·VR(가상현실) 및 AR(증강현실) 등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도교육청의 ‘에듀테크(EduTech)’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도입된 ‘하이러닝’은 AI를 기반으로 학생 맞춤형 교육과 교수·학습 설계 자동화 및 스마트단말기 기반의 미래형 교실 환경 제공 등 학생과 교사의 교수·학습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교육 현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852개 초·중·고교에서 하이러닝을 운영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날까지 모두 2033개 학교에서 하이러닝을 수업에 활용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하이러닝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기반으로 교수·학습과정을 축적하고, 누적된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학생 맞춤형 수업을 구현할 수 있다"며 "앞으로 논술·서술형 문제에 대한 강화 등 아직 미흡한 점들을 보완, 하이러닝을 통해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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