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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푸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당원 100% 룰 개정"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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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푸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당원 100% 룰 개정" 한목소리

나경원·안철수·유승민·윤상현, 일제히 전당대회 룰 개정 촉구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보수진영 중진 인사들이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 '당원 100% 룰' 개정을 일제히 촉구하고 나섰다. 그간 수도권 낙선자 등 소장파 위주로 전당대회 룰 개정 요구가 나오던 분위기였지만, 차기 전당대회에서 직접 선수로 뛸 이들이 가세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당장 3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황우여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보수정당이 지금 총선 3연패를 했다. 대선은 이겼다고 하지만 0.73(%포인트 차이)로 겨우 이겼지 않나"라며 "그런 점에서 제가 할 일이 뭔지 고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출마를 시사하는 답을 남겼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 당이 진짜 절체절명, 소멸의 위기에 빠졌을 때는 늘 민심을 찾았다"며 "2004년 3월 노무현 탄핵 이후 박근혜 대표가 처음 될 때 민심 50%를 했고 불과 2~3년 전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 할 때는 민심 100%였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당원 100% 도입 이유가) 역선택 방지라고 하는데 진짜 웃긴 이야기"라며 "선거를 하면서 우리가 민주당 지지자들, 중도층을 최대한 많이 뺏어오려고 선거를 하는 건데 무슨 역선택 방지인가"라고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의 룰 개정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당원 100%'는 1년 반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해서 지금 비서실장으로 간 그 분(정진석 당시 비대위원장. 현 대통령비서실장)이 한 건데, 당원 100% 하면서 당이 아주 망가졌다"며 "그때 제가 민심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가 나왔으니까 저를 배제시키려고 그랬는지…"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룰 개정 여부가 "당이 얼마나 정신을 차렸나 하는 변화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최근 '나·이(나경원-이철규)연대'론이 불거지며 강력한 당권주자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 또한 "(3.8 전당대회) 당시에 저 떨어뜨리려고 한 룰이었다. 왜냐하면 제가 여론조사가 1등이니까"라며 당원 100% 룰의 피해자임을 부각했다. 나 전 의원은 김기현 전 대표를 선출한 지난 전당대회 당시 유승민·안철수 등 후보들과 함께 비윤계 주자로 꼽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금 전당대회 고민할 때가 아니다. 원내대표 선거도 있고"라거 거리를 두면서도 당원 100% 룰에 대해서는 "원래 저희는 전통적으로 (일반시민 대 당원 투표 비율이) 30 대 70이었다"고 룰 개정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나 전 의원은 다만 "조금 더 의견수렴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원들 중에서는 당원 의사가 더 중요하다는 분들이 있고, 그래도 일반 민심하고 너무 먼 당 대표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나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김 전 대표와의 대립 끝에 당권을 놓친 안철수 의원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안 의원은 1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 "더 시급한 현안이 당의 혁신과 그리고 또 의정 갈등 문제 해소에 있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는 "선거 패배 이후에 우리 당이 정말로 진심으로 바뀌려고 한다. 그걸 보이는 상징적인 것이 이 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지방선거를 지휘한다. 그러니까 총선 규모의 정말 몇십 배에 해당되는 그런 출마자들이 나오는 커다란 선거"라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당심 100%만으로는 그런 대표를 뽑을 수도 없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선거를 어떻게 지휘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현재 (당원) 100% 룰이 이미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증명이 됐지 않았나" 되물으며 "저는 5:5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내 지지기반이 확고한 나 전 의원이 언급한 7 대 3 룰보다도 한 걸음 나아간 셈이다.

안 의원은 2일 <서울경제> 인터뷰에서도 "당원투표 100%로 규정된 전당대회 룰을 바꿔야 한다. 당권 도전 여부는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룰 개정을 전제로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수도권·낙선 인사들과 총선 분석 세미나를 주최하며 전당대회 룰 개정을 일찌감치 주장해온 윤상현 의원도 목소리를 보탰다. 윤 의원은 1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역시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당 대표 얘기할 때가 아니"라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당원 100% 룰은) 당연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당이라는 것은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라며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기 때문에 민심에 순응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당선인인 윤 의원은 최근 당 쇄신을 주장하고 있는 3040 당·낙선인들과의 회동을 주재하고 혁신형 비대위 구성 및 전당대회 룰 개정을 요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당 안팎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 및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의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을 의결, 오는 3일부터 황우여 비대위를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황 위원장의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이른바 '관리형 비대위'지만, 황 위원장 본인은 언론을 통해 '혁신형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혁신 의사를 내비친 바 있어 전당대회 룰에 대한 앞으로의 결정에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이 지난 4월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 인근에서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의 손을 꼭 잡고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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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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