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식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당 지도부가 "부위정경(扶危定傾)의 자세", "철저한 자기반성" 등을 강조하며 당 전체의 반성을 촉구했다. 당선자들을 중심으로는 "(당선을 위해) 우리 당의 반대로만 했다"는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평가 토론회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을 개최했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을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배준영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인, 김종혁 조직부총장(경기 고양병 낙선) 등 총선 당사자들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지도부는 앞장서 반성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토론회를 주최한 홍 연구원장은 "우리 당이 국민께 부족한 점이 많았다. 민심을 뼈아프게 새기고 국민에게 비춰진 우리당 현실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홍 원장은 구체적으론 "우리 당은 지난 20여 년간 가장 취약한 세대였던 40대에 대한 정교한 전략을 제대로 세워본 적이 없다"며 "2000년 이후 7번 총선 가운데 수도권서 6번이나 패했지만 수도권 전략은 선거 때마다 임기응변에 그쳤던 것"이라고 당의 전략적 오류를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도 토론회 축사에서 지난 4.10 총선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의힘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줬다"며 "부위정경의 자세로 잘못을 바로잡고 국민의힘을 반드시 더 많은 국민이 신뢰하는 정당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 사무총장 또한 "(국민의힘은) 2004년 천막당사, 2016년 탄핵국면을 거치며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감내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했던 사례가 있다"며 "위기의 절박함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자기반성이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말해 위기와 반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당선자들 사이에선 지도부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도 표출됐다. 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자는 "우리가 했던 '시스템 공천'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었고 좋은 공천으로 인정받았는지에 대한 검토와 평가도 필요하다"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도입한 '시스템 공천'을 직격했다.
서 당선인은 구체적으론 "(이번 공천에서) 현역 하위 30%에 대한 감점 제도를 부여했는데 감점 받았던 현역은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건 경쟁의 룰이 모호한 것"이라며 "이렇게 경쟁의 룰이 모호한 정치세력에게 과연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30대, 40대, 20대들이 기대를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서울 도봉갑의 김재섭 당선인은 본인의 당선 전략을 두고 "우리 당의 반대로만 했다. '이조심판'은 입밖에도 안 꺼냈고 당에서 나온 현수막도 한 번도 안 걸었다"며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가 중앙당으로부터 내려오는 상황"이라고 말해 당 지도부와 지역구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지도부에) 반영돼야 한다"며 "당이 의원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선자들의 목소리, 그리고 젊은 우리당 인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주시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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