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일에 대해 국민의힘 친윤 핵심 의원들이 나서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총선 패배의 책임이 한 전 위원장에게 있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주장에도 "공감"한다는 의견도 이들로부터 나왔다.
친윤 중진 권영세 의원은 2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윤 대통령 오찬 요청 거절에 대해 "한 위원장이 잘못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에 이어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권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측근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금요일날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된다"고 대통령실의 오찬 요청 과정을 문제삼은 데 대해 "대통령의 시간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웬만하면 거기에 맞춰주는 게 예의"라며 "그걸 비난하는 것은 옳은 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역시 친윤계인 홍석준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건강 상태는 그렇게 좋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많이 회복되지 않았을까"라며 "급히 이틀 전에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렇다 할지라도 오찬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고 대통령과 당과의 그런 관계에서도 지극히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이는데, 한 위원장이 못 가게 된 것은 오해,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2021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현역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윤석열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들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의 2021년 6월 정치참여 선언 현장에도 참석했다.
홍 의원은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 놀이나 한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비난하며 총선 패배의 책임이 "여당 지도부 탓"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표현 자체는 센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취지 즉,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이 대통령실이 아니라 당과 당의 총선을 처음부터 이끈 한동훈 위원장에게 있다는 취지는 공감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당선인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가 끝난 국면에서 한동훈 위원장께서 전화를 주셨다. 굉장히 지쳐있었고, 좀 쉬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 저도 '무조건 쉬어라, 다른 어떤 부분에 대한 주변의 얘기가 들리더라도 쉬는 것이 최선의 솔루션'이라고 충고했다"며 "본인이 지금 정리하는 시간일텐데 본인 정리도 안 끝났을 때 대통령께 가서 자기가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판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옹호했다.
오찬 불발을 두고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결별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는 데 대해서도 그는 "과대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두 분이 이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온 만큼 지금 어떤 과정에 있어서 나타난 여러 이슈가 있다면 또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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