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총선 대패 수습책으로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양정절 전 민주연구원장, 김종민 의원 등 야권 인사 기용설이 돌자 야당에서는 '여론 떠보기', 여당에서는 '지지층을 챙기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도 공식 부인했다.
17일 TV조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박 전 장관을,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에 양 전 원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YTN은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이 신설될 정무특임장관으로 김 의원 임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대통령실은 대변인 명의 공지를 통해 "박 전 장관, 양 전 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지만 윤 대통령의 야권 인사 기용설에 대해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대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야권에서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에 흘려 정치권의 반응이나 여론 동향을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여론 떠보기' 차원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사전 협의 시도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탄핵 직전에 탄핵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내셨던 김병준 씨를 총리로 지명을 했다. 그것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국회 동의도 얻어내지 못하고 실패했다"며 "박영선 전 의원께서 받아들이실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박지원 당선인은 이날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이걸 던지는 건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야당 파괴 공작"이라며 "민주당 인사들이 간다고 인준이 되겠느냐. 안 된다. 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권에서조차 반발이 나왔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페이스북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영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인사들을 기용해 과연 얻어지는 게 뭐며, 잃는 거는 뭐며를 잘 아마 판단할 것"이라며 "우리 내부 보수층도 고려해 그 세 카드를 동시에 할 그런 게 맞는지, 혹은 그 중에서 일부라도 선택하는 게 과연 맞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 인사를 다루는 분들이 굉장히 고민할 것"이라고 에둘러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도를 보고 좀 당혹스럽긴 했다. 아무래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현실화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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