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증원안을 1년 유예하자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주장에 관해 "내부 검토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 입장과 비교하면 다소 완화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응급의학 전문의도 사직할 수 있다는 입장에 관해 이를 "실력 행사"로 규정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협의 제안에 관해 이 같이 답변했다.
박 조정관은 "(의협의) 제안에 제가 구체적으로 답변드리기는 곤란하다"면서도 "대통령께서 담화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협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면 저희는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조정관은 "1년 유예안은 일단 이걸(의대 증원안) 잠시 중단하고 조금 더 추가적인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저희가 내부 검토는 하겠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것을 수용할 수 있다, 없다 이렇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안을 1년 유예하고 2026학년도 적용을 목표로 정부와 의료계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꾸려 증원안을 논의한 후, 그 결과에 따르자는 유예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이번 답변은 그에 관한 정부 측 입장인 셈이다.
박 조정관은 다만 이 같은 유예안을 받기에는 행정적 어려움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
박 조정관은 "이미 학교별로 (의대 정원) 배정을 해서 발표했기 때문에 이를 되돌릴 때 또 다른 혼란이 예상된다"며 "현실적으로는 (의협안을 받아들이기) 참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분명한 건 어쨌든 신입 모집요강이 정해지기 전까지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대한응급의학의사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응급의학 전문의를 대상으로 이번 사태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응급실 사직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서는 응급실마저 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조정관은 이에 관해 "정부가 교수를 비룟한 의료계와 대화 노력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며 "더는 실력 행사를 통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하고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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