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앞으로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감소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 달러 흑자였다.
작년 5월부터 열 달째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아울러 1월(30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두 배 넘게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2월 상품수지 66.1억 달러 흑자
바닥을 다진 수출이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회복 기조를 이어갔다.
2월 수출은 521억6000만 달러, 수입은 455억5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해 상품수지가 66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12억5000만 달러 적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한 반면, 수입은 12.2% 감소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커졌다.
반도체가 상품수지 흑자의 핵심이었다. 2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3.0% 급증해 10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전자제품 수출액도 32.6% 늘어나 16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화공품(69억8000만 달러) 수출액은 8.9% 감소했고 철강제품(38억6000만 달러) 수출액도 8.8% 줄어들었다.
지역별 수출 실적을 보면 대 동남아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0.1% 증가해 13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 미국 수출액은 9.1% 늘어난 98억1000만 달러였다.
반면 대 중국 수출액은 2.4% 감소해 96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2월 대 중국 수출액(98억9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24.2% 급감했다. 해가 갈수록 대 중국 수출 실적이 더 나빠지는 모습이다.
수입 부문에서는 원재료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2월 가스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48.6%)해 3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석탄 수입액도 17.5% 감소한 1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오름세, 향후 경상수지 흑자 축소 영향"
서비스수지는 17억7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22억6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가 축소했다.
여행 부문이 13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 주요인이 됐다.
금융계정은 68억5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33억 달러 증가했으나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내국인의 증권 해외투자 역시 90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증권 국내투자는 106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2월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앞으로는 흑자 규모가 축소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앞으로 경상수지 부문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 들어 국제유가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며 "유가 상승이 4월 이후 경상수지 수입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장은 "원유 도입단가는 유가와 1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며 "3월 들어 상승세가 커지면서 4월 이후부터 도입단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의 해외배당 역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송 부장은 "1~2월의 경상수지는 우리 예상 흐름보다 빠른 개선을 보인다"면서도 "3~5월에는 경상수지(흑자 규모)를 낮추는 요인이 있다. 대표적인 게 (정기 주총 시즌을 맞은) 국내기업의 해외 배당 지급"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초 올해 경상수지가 49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관해 송 부장은 "다음 달에는 이런 최근 상황을 반영해 경상수지 전망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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