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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RE100, 모르면 어떤가" vs 이재명 "에너지정책 전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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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동훈 "RE100, 모르면 어떤가" vs 이재명 "에너지정책 전면 전환"

[총선 이슈 정리⑤] 여야 모두 기후대응 강조하지만…'핵발전', '오염수' 등 입장차

기후위기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상황을 증명하듯, 4.10 총선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앞다투어 기후위기 대응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후예산 확충, 기후전담부서 신설, 탄소감축을 위한 산업전환 등 비슷한 취지의 정책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변곡점은 역시 핵발전 문제였다. 민주당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대전환으로 RE1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반면, 국민의힘은 "원전(핵발전)·재생에너지를 균형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RE100, 모르면 어떤가" vs 이재명 "에너지정책 전면 전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월 27일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발표하면서 "(RE100을) 알면 어떻고 모르면 또 어떤가"라며 "(RE100) 그 문제가 모든 걸 해결해주는 정답으로 공인된 것도 아니다. 그렇게 완전히 재생에너지 100%로만 가면 과연 우리사회가 장기적·중기적 운영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처럼, 국민의힘의 기후 공약은 '재생에너지 100%'가 아닌 '원전(핵발전)·재생에너지 균형 확충'을 골자로 설계됐다. 국민의힘은 "차세대원전인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원전·풍력 등 무탄소 전원에 유리하게 전력시장을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엔 △해상풍력 계획입지 및 인허가 간소화 △무탄소 에너지 관련 사업·투자·연구 세제·재정·금융지원 등 재생에너지 관련 내용도 함께 담겼다.

한 위원장은 공약 발표 당시 RE100의 현실성을 문제 삼으며 "(기후대응은) 탄소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탄소 전환을 위한 국민의힘의 핵심 정책은 수소생태계 구축이다. △그린수소 해외투자 확대, 청정수소 생산기지 마련 등 수소공급망 확보 △청정수소 클러스터, 수소도시 조성 △충남·인천 등 화력발전소 지역을 청정수소 생산기지로 전환 등 수소 전원 확대 정책이 제안됐다. "수열, 조력 등 미활용 에너지" 또한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후 미래 택배'를 전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최고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목표 비중은 재생에너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며 "정부 에너지 정책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촉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에서도 RE100 활성화를 기후대응의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산업단지, 도로, 유휴부지 등에서의 태양광 확대를 필두로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공약집엔 △재생에너지 직접구매(PPA) 개선 △재생에너지 사용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RPS) 상향조정 및 한국형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재도입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RE100 기업 및 에너지 관련 기업 유치 지원 등 '기업의 RE100 전환 활성화' 방안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새만금 재생에너지(수상태양광·풍력) 글로벌 허브 조성', '경기 남동부 RE100 반도체 클러스터' 등 RE100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한다.

민주당은 여야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저탄소 전환에 있어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핵심과제로 설정,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2018년 대비 52% 감축 추진 △탄소중립산업법(한국형 IRA) 제정 △해상풍력벨트·태양광벨트 조성 등을 실현방안으로 제안했다. 탈석탄발전법 제정 공약은 국민의힘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내용적으로 유사했지만 기후단체들이 강조하는 개념인 '정의로운 전환'을 수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충남, 인천 등 화력발전소 지역을 세계 최대 청정수소 생산지로 전환하는 등의 산업전환 정책을 공약했지만, '정의로운 전환' 등 기후전환운동단체들이 주장해온 구체적인 로드맵은 공약에서 빠져있다.

이밖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비율 상향 △기후대응기금 등 기후 예산의 대폭 확충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활성화 및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기후 전담부처 강화 등 '기후대응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은 양당이 대체로 비슷한 내용이었다. 특히 기후대응기금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2027년까지 5조 원으로, 민주당은 같은 해까지 7조 원 이상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당이 앞 다퉈 예산경쟁을 벌이는 양상도 펼쳐졌다.

수산물 정책 두고국민의힘 "기후변화로 수산물 문제" vs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도 엇갈렸다. 수산물 정책과 관련 국민의힘은 "방류 후 현재까지 우리 해역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수산물 방사능 검사 2.2만 건 결과 모두 '적합'으로 확인됐다"며 수산물 공약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수산물 생산감소, 높은 수산물 물가 지속'에 대한 대응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기후변화직응 직불제, 탄소중립 지원직불제 등 신설로 수산공익직불제 확대 △수산정책보험 국고 보조 확대 △어업인 지원 확대 등을 수산물 공약으로 제시했다.

반면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결을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며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의한 어업인 피해 지원 및 국민 불안 해소방안'을 공약 의제로 내세웠다.

민주당 공약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특별안전조치 4법 제‧개정 추진 △방사능 오염 피해 등을 어업재해로 인정 △수입 농수산물 가공품의 원산지 표기방법을 '해당국가의 행정구역명'까지 표기 △오염수 방류로 인한 어업인 및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인하여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및 수산업 진흥 도모 등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과 RE100 국가 실현을 위한 민주당 10대 약속 발표 행사에서 김민석 상황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대해서는 수도권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영향력을 지적하며 "한-중 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협정 또는 협약 수준의 공동 저감 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대기배출사업장 내 원격대기관리시스템(TMS) 설치 및 미세먼지 배출가스감시센서 부착 등의 대책도 제안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미세먼지 없는 수소차량 보급 확대"를 관련 대책으로 내세우며 "2027년까지 무공해차 200만 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4대강,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 정치권 내에서 민감하게 다뤄졌던 주제들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4대강 보 전면개방 및 오염관리 강화 △녹조 성장 제어를 위한 연구검토 추진 △화학물질 유해성 신호등(GHS 심볼 및 경고문구) 적용과 유치원 교육 의무 △화학물질 정보공개 및 하위사용자 의무 강화 등 관련 정책을 공약으로 내놨다.

한편 기후·환경 분야 공약에 있어서 가장 전향적인 정책 설계를 보여주고 있는 곳은 녹색정의당이다. 녹색정의당은 지난 3월 15일 "기후위기 대응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총괄 지휘권을 가진 기후경제부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공약집에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 100% 달성 △탄소세·기후배당 도입 및 연동을 통한 탄소저감 △모든 가구 태양광 발전 지원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 △녹색주택 100만 호 공급을 통한 기후재난 취약 주거지 개선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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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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