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관련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의 주요 내용이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는 풀이를 내놓으며 의정 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사막에 비가 왔다"며 "이제 해결이 다 보인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이고,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했다'고 지적하자 그는 "2000명에 대해 한 번 보겠다 이런 뜻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정책은 열려 있다'는 표현을 하셨다. 그거 아주 중요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약 50분 분량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OECD 국가들과의 의사 수 비교 등을 근거로 2000명 증원안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의사들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고 질타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담화문에는 "불법 집단행동",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들 가운데 1위" 등 의사들을 자극할 만한 발언도 포함됐다. (☞관련 기사 : 尹대통령 "의료계, 독점적 권한 무기로 집단행동…법에 따라 대응")
다만 윤 대통령은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법이다"고 네 문장 정도를 대화 언급에 할애했다.
이 같은 내용의 담화문을 두고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예상했던 대로 물러섬이 없다"고 평하는 등 '2000명 증원 고수' 해석이 다수 제기되자 같은 날 오후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0명 숫자가 절대적 수치라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조정안을 제기해주면 낮은 자세로 이에 대해 임하겠다는 뜻"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한 해석 혼란은 다른 여권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느껴진다. 전날 담화 발표 직후 윤 대통령에게 탈당까지 요구했던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반만 좀 듣고 방송 때문에 들어갔는데 너무 화가 났다"며 "처음에 들었을 때는 그냥 '나는 내 길 가겠다' 그리고 감정 상하는 표현이나 이런 걸 좀 안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까지 일일이 다 또 거명을 하셔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너무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제 저녁에 또 상황이 바뀌었더라"며 "성태윤 실장이 '그게 아니라 대타협 기구에서 모든 정원 문제까지 포함해 모든 걸 의논할 수 있다' 이렇게 바뀌었고 그것이 실제 담화 내용이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좀 성급하게 내질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사실상 탈당 요구를 철회하고 대통령실의 '해석'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지호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심판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50분이 넘는 긴 담화였는데 핵심은 이것이다. '유턴을 하겠다'(는 것)"라며 다만 "그 유턴 신호를, 어제 담화에서 일부, 분량은 아주 짧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의 기자 질의응답, 성태윤 실장이 KBS에 출연해 한 이야기가 더 선명해지고 있는데 '2000명(에 대해) 합리적인 안을 갖고 우리가 같이 합리적으로 재조정해보자' 결론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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