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려다가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를 물어 문 후보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어 한국 정치사 최대 실언으로 꼽힐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바람에 온 국민에게 스스로 'MB 아바타'임을 각인시켰다. 다음날 주요 포털 실검 1, 2위는 '갑철수'와 'MB 아바타'였다.
'MB 아바타'의 추억
그는 2021년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는 한 라디오 시사방송에 출연해 "작년 총선 한 달 전에 코로나19로 야권 분위기가 얼마나 좋았습니까?"라는 실언으로 국가적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후보 토론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득점보다는 실점이 컸던 정치인이다.
22대 총선을 코앞에 둔 지난 29일 성남 판교에 있는 한 커뮤니티센터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 LH 중소형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와 '성남시 공공임대 총연합회'가 분당갑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와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초청한 자리였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불참했다.
진행자는 "일정은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하니 참석을 해달라고 안철수 후보 캠프 관계자에게 수 차례 간곡히 말했지만,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 후보의 원칙이라고 불참 의사를 통보해 왔다"며 이광재 후보와 주민들과의 대담·토론회를 진행해야 했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그동안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4회 이상 방송토론 제안을 받았으나 안 후보의 거부로 무산됐고, 지역주민이 개최한 토론회·간담회도 대부분 단독으로 치렀다"고 설명했다. 안철수는 정책이나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자신의 인지도로 선거를 치르기로 한 듯하다.
이광재 "지역 주민들 마련한 토론회 불참, 예의가 아니다"
이광재 후보는 자신의 SNS에 "한두 번이 아니다. 분당·판교 주민께서 직접 마련한 자리마저 불참하는 건,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안 후보를 비판하며 "판교의 공공임대아파트 주민의 애환과 눈물을 다루는 오늘 토론회를 어떻게 지나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게 십 년이 넘었고 대선에만 세 번 도전했던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지역구 현안 파악도 못 하고 정책 공부도 하지 않은 것인가? 그래서인지 안철수 후보 관련 기사에 지역주민으로 보이는 이들이 가장 자주 올리는 댓글 중 하나가 바로 '안철수가 분당에 온 이후 한 게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주민 토론도 거부하고 방송 토론도 거부하는가.
주민과의 토론도, 상대와의 토론도 거부하는 안철수
안철수에게 이광재가 도전하는 분당갑은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한 달 전 선거 초반엔 안철수가 여유 있게 앞서나 했더니 지금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이광재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안철수는 공개 토론을 거부한다.
궁금하다. 주민 초청 토론회도, 방송 초청 토론회도 거부하면서 정치는 왜 하려는 걸까? 최근 뒤지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왜 토론을 거부하는 걸까? 과문해서 그렇다. 뒤지는 후보가 토론회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나? 궁금해진다.
이 칼럼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 측에서 다음과 같이 반론했습니다.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출연 요청을 해왔으나, 안철수 후보는 당분간 선거운동에 집중하기로 해서 사전에 미리 날짜를 확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해를 구하며 거절했다. 형식도 후보 개인별 인터뷰라서 이광재 후보 측의 주장처럼 방송 토론을 거부한 것이 아니다.
기사에 언급된 토론회는 선거법 위반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다면 나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었다. 이광재 후보 측의 주장처럼 지역주민들의 토론회나 간담회를 거부한 것이 아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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