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및 배정안을 두고 의사 집단이 25일부터 사직서를 내기로 한 가운데, 고려대와 울산대 의대 교수들이 이날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연쇄 제출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고대 의대 교수들은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온라인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부족한 근거와 왜곡된 수치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에 따른 의료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예정대로 단체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대위는 정부에 전공의와 의대생 비방과 협박을 즉시 멈추고,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한편 이날 대국민 성명서를 내 "의료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 상황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집단적 영달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바로잡고자 교수들에게 환자를 잠시 부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의사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잘못된 정책에 손상되지 않도록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총회는 고대 의대 학생 상당수도 참관했다.
같은 날 울산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울산대 의대는 '빅5' 수련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을 보유했다.
이날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배포한 성명서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안 강행을 두고 "파국을 막고자 노력했던 교수들의 뜻을 무시하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가볍게 여기는 오만함"을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에 "의대 학생, 전공의, 전임의, 교수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당장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예고된 25일을 맞아 비롯해 다른 대학에서도 의대 교수 집단 사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중 집단사직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19개 의대가 포함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각 학교 절차에 따라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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