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불모지'인 광주를 방문한 15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는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몰린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빨간색 모자부터 목도리, 장갑, 점퍼 등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갖춰입은 시민들이 "한동훈! 한동훈!"을 외치며 한 위원장을 지지하기도 했고 한 시민은 '한동훈 위원장님 광주에 자주 오세요. 변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굳게 서게해주세요' 등이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열열이 응원한다는 목소리를 외쳤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팻말을 들며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한 위원장 지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지도 했다. 경찰의 중재에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자신들이 준비한 팻말을 치켜들며 계속해 신경전을 벌였다.
약 30분의 시간이 흐르고 한 위원장이 모습을 비추자 박수 소리와 환호가 울려퍼졌다. 일부 시민들은 사탕으로 만든 꽃을 주기도 하고, 빨간 장미의 꽃다발을 건네주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고 이에 한 위원장은 셀카를 같이 찍기도 하고 반갑다며 악수를 하는 등 환오에 응답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박은식·양종아·김윤 등 광주지역 국민의힘 후보들과 함께 우체국 정문에 올라가 광주시민들을 맞이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며칠 간 있던 불미스러운 일로 저희 스탭들은 광주와 호남을 그냥 피하는 게 어떤지 저한테 제안했다"며 "저는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저는 광주에서, 호남에서 홀대받을 것을 각오하고 왔다"며 "그정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었다. 왜냐하면 광주시민의 삶을 진짜 개선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여러분, 대한민국 전체를 볼 때 지금 (호남이) 발전하고 있나. 발전하고 있지 못하다"며 "여러분께서 견제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려는 세력과 전진시키려는 세력 간 선택의 문제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시민 간 격차를 해소하고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고 미래를 제시하면서 전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충장로 우체국사거리에서는 국민의힘 '불모지'로 불리는 광주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시민들의 관심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30년 넘게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민주당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에 시민들이 정신 번쩍 들라고 회초리 들고 징계해야 된다"며 "오늘 한 위원장의 방문을 시작으로 광주 정치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민들은 국민의힘에 대해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충장로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40대 상인은 "한 위원장에 대한 관심이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는 아니다"며 "오늘 모인 지지자들 보면 대부분 광주시민이 아닌 한동훈을 지지하는 다른 지역 사람들 인 것 같다. 아직 광주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충장로 상인도 "민주당이 하는 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면서 "지금 동구에 나온 국민의힘 후보 이름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광주 충장로 거리 인사를 마친 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거리인사에 이어 전북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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