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자신 없으면 때려쳐”…축구선수 유니폼 정치 이용 비난

충남아산FC 지난 9일 홈 개막전서 빨간색 유니폼 입고 경기…서포터즈·시민단체 강력 반발

▲9일 충남아산FC 홈 경기 중 내 걸린 현수막 ⓒ프레시안(장찬우 기자)

충남아산FC 선수들이 9일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2 홈 개막전에서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충남아산FC 첫 번째 유니폼은 아산의 상징색인 파란색이다.

보통 개막전 홈팀은 자체 상징색 첫 번째 유니폼을 입는다.

하지만 이날 충남아산FC 선수들은 두 번째도 아닌 세 번째 유니폼 ‘빨간색’을 입었다.

명예구단주 김태흠 도지사와 구단주 박경귀 아산시장도 소속 정당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인사말을 했다.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아르마다’는 ‘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 ‘김태흠 박경귀 OUT’ ‘아산의 축구는 죽었다’ ‘정치 자신 없으면 때려쳐’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경기 중 내걸어 항의했다.

또 충남도지사와 아산시장이 인사말을 하거나 시축할 때 “김태흠 나가, 박경귀 나가”를 외치기도 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박경귀 아산시장이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나자 관람객들이 “나가”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프레시안(장찬우 기자)

이와 관련 아산시민연대는 11일 성명을 내고 “축구선수 유니폼마저 정치도구로 이용했다”며 “빨간색이 왜 비판을 받고 있는지 엄중히 돌아보라”고 요구했다.

아산시민연대 관계자는 “박경귀 아산시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선거중립의무 위반을 의심할만한 일이 벌어졌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자신을 충남아산FC 서포터즈라고 밝힌 A씨는 “개막전에서 (충남아산FC가)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걸 (9일 경기 말고) 한 번도 본 적 없다.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그렇지, 아산시민과 축구팬을 이렇게 우습게 여겨도 되는지 묻고 싶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구단이나 충남도, 아산시 관계자들은 “축구협회 허락을 받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