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내정자가 출국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권이 이 장관을 '도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시키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하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 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다.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정권이 과연 제정신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출국했다. 법무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전 장관이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약식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에 출국하면서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대표는 "국가 권력을 이용한 범인 은닉이자 해외 도피 사건으로, 국가의 기강과 헌정 질서가 통째로 무너진 것"이라며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켜서 윤 대통령은 방탄에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결국 은폐·도피의 주인공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결국 국민에게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그를 국내로 압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앞설 때 상당 기간 자중하고 조심하는 것 같더니 지지율이 조금 역전되는 것 같으니 곧바로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시키는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들이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이 만약에 국민의힘 또는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대로 결론이 날 경우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충분히 보여주는 선행사례 같은 것"이라며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드려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사실상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총동원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며 "대통령이 주도하고 진행한 채 상병 수사 외압 핵심 공범의 해외 도피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외교부는 외교관 여권을 발급하고 공수처는 형식적인 4시간 소환 조사로 해외 도피를 방조했다. 법무부는 부실한 인사 검증에 출국 금지를 해제해서 사실상 이종섭을 해외 도피시켰다"며 "이는 대통령실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을 해외로 도피시켜 대통령실로 수사가 연결되지 않도록 수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법무부 장관 및 관계자 전원을 직권 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하겠다"며 "유관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관련된 내용을 따지고 또 법적 검토 이후에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요즘 국민의힘 측 후보들이 뭔가 문제를 지적하면 무소불위 검찰 기소권·수사권을 믿고 마구 고발 고소를 하고 있다"며 "박찬대 최고위원 지역구(인천 연수갑)에 나온 (국민의힘) 정승연 후보가 저를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소한 이유를 보니 본인이 친일 행위를 한 게 아닌데 어떤 기사를 제가 공유를 해서 본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라며 정승연 후보가 2021년에 발간한 '일본 동행과 극복'의 한 소절을 읽었다.
이 대표는 "(이 책을 보면)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피해 의식, 언젠가 그 빚을 갚아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존재한다'고 되어있는데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우리가 핍박 받았다는 것이 피해의식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원희룡 후보도 역시 저를 고소했다. 양평 고속도로 문제를 지적했다고 해서 허위사실로 고소한 것 같다"면서 "고속도로 문제에 책임이 없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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