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의료현장에 남은 전공의 목록을 만들고 이들의 개인정보를 노출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의 강경책에 반발한 의사 커뮤니티가 격앙하는 가운데, 복귀하고 싶어도 동료들이 무섭다고 토로하는 이의 글까지 공개됐다.
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최근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전국 70여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의료 현장에 남은 이들의 소속 과 등의 정보가 적시됐다.
이 가운데 9건에는 현장에 남은 전공의로 추정되는 이의 이름 일부가 공개됐고, 출신학교로 추정되는 정보도 공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글에서 '참의사'는 조롱의 뜻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댓글에는 실제 남은 이들을 두고 '환자 곁을 떠날 이유가 없다니 웃기다' '평생 박제해야 한다' '안타깝다'는 등의 내용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을 색출하는 목적을 담은 글로 보인다.
전공의 색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은 여타 커뮤니티에도 확산하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현재 집단행동에 동참 중이지만 병원에 복귀하고 싶은 의향을 가진 의사라고 주장하는 이가 "어쩔 수 없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업무개시명령, 3개월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쓴이는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 한다"며 "(복귀 시) 온갖 눈초리와 불이익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글쓴이 역시 '참의사 목록'의 존재를 밝혔다.
글쓴이는 "의사 커뮤니티에는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년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명단이 있고 김O준 이런 식으로 실명까지 적혀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밝혔다.
해당 글쓴이는 다른 글에서도 "(의사 커뮤니티에서) 조금만 파업에 반대하듯이 말하면 온갖 욕설이 올라온다"며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교수를 '씹수'라고 욕한다"고도 설명했다.
메디스태프는 경찰의 수사대상이다. 지난 달 22일 경찰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이 메디스태프에 올라오자 이를 수사하기 위해 메디스태프 사무실과 서버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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