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4선 중진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이 본인 현역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서 여당에는 험지로 꼽히는 서울 서대문을로 지역구를 조정했다. 당초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박 의원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 용산 출신 인사와 신청지가 겹친 끝에 당의 지역구 조정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박 의원은 20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주말 당으로부터 서울 격전지인 서대문을 지역구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번 22대 총선 서대문을 지역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의 요청을 수락한 취지로는 "선민후사"와 "서울수복" 등 명분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에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제안 받았다"며 "당과 소통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인 결정이 일종의 희생이라 생각하는가' 묻는 질문엔 "그렇다"며 "서울수복을 위해 중진 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장동혁 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으로서 어려운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서대문을에서 (박 의원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공관위에서 의견을 모았다"며 "(박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마다 당을 위해 헌신해왔다. 윤 정부에서도 많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여러 고민을 하고 내린 당의 결정을 수용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당초 본인 현역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그대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용산 참모 출신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과 공천 신청 지역이 겹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료 출신과 용산 참모 출신인 두 사람이 같은 지역구에 몰리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이후 공관위는 강남을 지역구를 공천 보류지역으로 선정, 박 의원과 이 전 비서관 모두를 지역구 조정 대상으로 포함해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총장은 브리핑에서 이 전 비서관의 지역구 확정과 관련해선 “어제도 논의를 했지만 아직 최종 결정 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선 경기 용인갑 등으로의 배치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단수추천 지역으로도 경선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은 보류 지역들은 21일 공관위 논의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장 총장은 부산 부산진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 회장에게 밀려 전날 컷오프된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의 수도권 재배치 여부에 대해 "추가로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박 전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용산 참모 출신 인사다.
지난 18일 서천호, 이철호, 조상규 예비후보 간 경선이 결정된 경남 사천·남해·하동에는 당초 컷오프됐던 박정열 전 경상남도 도의원의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져 박 전 도의원 또한 경선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는 4자 경선이 치러지게 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