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짜인 각본을 '시스템 공천'이라고 우기면 차후 당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할 사람은 없다"며 "황교안 때(21대 총선, 미래통합당 시절)도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다가 참패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공천 배제 논란과 관련한 글을 잇달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내가 왜 1년 반 전에 대선후보 경선에 실패하고 대구시장으로 내려오기로 결심했겠나"라며 "2년 후 이 당은 황교안 때와 똑같이 또 외부 인사들이 들어와 당에 헌신한 사람들을 공천 가지고 농락할 것이라고 보고 미리 그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 내려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 당은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존중해주지 않는 나쁜 전통이 있다"며 "민주당은 당내에서 커 올라간 사람들이 당을 운영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지만 우리 당은 이미 외부에서 만들어진 셀럽을 데리고 와서 선거 때 적당히 써먹고 버리는 전통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는 요행수로 성공하긴 했지만 앞으로 있을 총선도 그 요행수가 통할까?"라며 "김성태를 저런 식으로 내버리면 앞으로 이 당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할 사람은 없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굴러온 돌이 완장 차고 박힌돌 빼내는 공천은 당의 결속력을 잃어버려 그래도 힘든 선거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잇단 공천 잡음에 시달렸다. 당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공관위를 흔드는 세력"이라는 표현을 했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형오 위원장이 지목한 대상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라는 말이 돌았다.
이후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필두로 21대 총선을 치렀다. 선거 결과, 미래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가까스로 지킨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입법이 가능한 180석을 차지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