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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자승자박? NYT "하마스 무기, 상당수 가자지구 공격한 불발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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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자승자박? NYT "하마스 무기, 상당수 가자지구 공격한 불발 미사일"

가자지구 공격한 무기로 이스라엘군 공격 받아…"이스라엘 공습, 하마스에 공짜 선물 될 수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가 사용하는 무기의 상당 부분은 이스라엘로부터 전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하마스에게 재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전달해주고 있는 셈이다.

28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런던 발 기사를 통해 "이스라엘 군과 정보 당국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사용했던 무기 중 상당한 분량이 이스라엘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의 법의학팀 구성원들은 하마스가 그날 발사한 5000발의 로켓 중 하나를 확보했다"며 "이스라엘 정보 장교에 따르면, 그들은 로켓을 조사하면서 이전 전쟁 동안 가자 지구로 발사된 불발된 이스라엘 미사일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날 공격이 하마스의 무기고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면서 "여기에는 하마스가 터널을 통해 가자로 밀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기인 이란제 공격용 드론과 북한제 로켓 발사기가 포함됐지만, 이스라엘이 발견한 영상과 잔재물에 따르면 대전차 폭발물, 로켓 추진 수류탄 탄두, 열탄 등의 무기들은 이스라엘 무기를 다른 목적으로 만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경찰에서 폭탄 처리 부서에 근무했었던 마이클 카다시 경찰 컨설턴트는 신문에 "폭발되지 않은 (이스라엘의) 무기는 하마스의 주요 폭발물 공급원"이라며 "폭발되지 않은 이스라엘의 포탄은 그들(하마스)의 폭발물과 로켓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수년간의 산발적인 폭격과 최근 가자지구에 투하된 폭격으로 인해 이 지역에는 수천 톤의 불발탄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것들은 재사용만 기다리고 있다"며 "750파운드의 폭탄 하나가 터지지 않으면, 수백 개의 미사일이나 로켓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무기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약 10%의 군수품들이 폭발에 실패하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그 수치는 더 높을 수 있다고 한다"며 그 이유로 이스라엘이 구시대 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의 한 이스라엘 정보 장교는 실패 비율이 15%에 이를 수 있다고 신문에 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 최소 2만 2000회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각각의 공습은 여러 차례 진행되고 수 만 개의 군수품이 떨어지거나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중 수천 개의 군수품이 폭발에 실패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자지구에 있는 유엔지뢰행동조직(UNMAS) 찰스 버치 대표는 신문에 "총기, 수류탄, 그 밖의 군수품들은 이 전쟁이 끝나면 폭발되지 않은 무기들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하마스에 주는 공짜 선물과 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2007년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엄격한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하마스가 폭발물을 수확하고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창의력'을 발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 카삼 여단은 2014년 이스라엘과 전쟁 이후 방사포탄 및 미국제 MK-84 폭탄과 같은 불발탄을 수집하기 위해 공병대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20년 카삼 여단장은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에 "우리의 전략은 이것들(불발탄)의 용도를 변경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문은 "수년 동안 분석가들은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는데도 어떻게 하마스가 이렇게 많은 중화기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지하 밀수 경로를 지목했다"며 "하지만 최근 정보기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로켓포와 대전차 무기들을 가지고 들어갔을 때 폭발시키지 못한 수천 개의 군수품들로부터 하마스가 얼마나 많은 무기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분명한 것은 지난 17년 동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기 위해 사용해왔던 바로 그 무기들이 이제는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용 폭발물 덕분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로켓포를 발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듯이, 정보 당국은 하마스의 무기를 확보하는 능력을 과소평가 했음이 드러났다"며 "이스라엘 정부 관료들은 10월 공격 전에 하마스가 일부 이스라엘제 무기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범위는 무기 전문가들과 외교관들 모두의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보도해 이스라엘 당국의 무능을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하마스와 이스라엘 측 모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신문은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해체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하마스의 무기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지난 24일(현지시각) 가자지구의 칸유니스에서 폭발이 일어나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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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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