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 사흘째 미음으로 식사를 시작했고 간단한 대화를 나눌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4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이 대표가 그동안 물만 섭취하다 오늘 점심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으로 식사를 했다"며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어제는 거의 말을 못 했지만, 오늘은 얼굴 본 사람들에게 쉰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했다고 한다"며 "쉰 목소리로 느릿느릿 말하는 정도"라고 회복 경과를 전했다.
이 대표는 피습 당일인 지난 2일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응급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됐고, 이후 1시간 40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튿날인 3일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이날 서울대병원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표의 상처는 왼쪽 목 뒷부분의 길이 1.4센티미터 길이 자상이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순조롭게 회복 중이나 외상 특성상 추가 감염이나 수술 합병증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이 대표가 좌측 목 부위 흉쇄유돌근(목빗근) 위로 자상을 입었다며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내경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었고 핏덩이가 고여 있었다"고 최초 부상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혈관재건술은 수술 부위에 출혈이나 혈전이 생기고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중환자실에 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일 오후 이뤄진 수술 내용에 대해서는 찢어진 속목정맥을 봉합하고 혈관 재건술을 했으며 약 9밀리미터길이를 꿰매고 잘린 곳은 클립을 물어 접착·세척, 배액관을 집어넣고 봉합했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경위에 대해서는 "속목정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했다.
브리핑이 수술 이틀 후로 늦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수술 후 언론 브리핑을 하려 했으나 법리 자문 결과 환자 동의 없이 할 수 없었고, 외상환자 특성상 안정이 최우선이라 브리핑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원은 이날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 김모 씨(67)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피의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시했다.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돼 20분 만에 끝났다. 영장은 심사 종료 후 약 2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께 발부됐다.
김 씨는 영장심사 후 법원을 나서며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 그걸 참고해달라"고만 했다. 김 씨는 유치장에서 '책을 읽고 싶다'고 요구해 독서를 하고 식사도 꼬박꼬박 하는 등 큰 동요 없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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