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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편드는 미국, 정부 내 불만 커지자 블링컨 "나도 고통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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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편드는 미국, 정부 내 불만 커지자 블링컨 "나도 고통스러워"

내부 수습하면서도 여전히 이스라엘 주장 반복…존 커비 "하마스, 민간 시설 뒤에 숨어 있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입장을 두고 미 정부 내에서도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국무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내부에 이견이 있다면서, 자신도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피해를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은 블링컨 장관이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메일에서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접근법에 대해 국무부 내 이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메일에서 "많은 직원들에게 이 위기로 인한 고통이 엄청난 개인적 희생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위기에서 고통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아기들, 어린이, 노인, 여성 및 기타 민간인의 이미지를 볼 때 고통스럽다. 저도 그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국무부의 일부 사람들은 우리가 취하고 있는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거나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의견을 가질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워싱턴 D.C.에 포럼이 조직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고 우리의 정책과 메시지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주 있었던 중동과 아시아 순방에 대한 주요 사항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는) 대단히 중요한 목적이 있다. 이 끔찍한 갈등을 가능한 한 빨리 종식시키는 동시에 국제인도법에 따라 10월 7일과 같은 테러 공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이스라엘의 권리와 의무를 준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너무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죽었다"며 "그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것들이 행해질 수 있고, 실행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언급했듯이 위기 이후 가자 정부를 세우는 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드시 중심이 돼야 한다"며 "서안 지구와 통합되어 가자 지구가 팔레스타인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 가자지구 재건은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월 31일(현지시각)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맨 앞) 뒤로 시위 참가자들이 빨간색 손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방송은 이번 이메일에 대해 "국무부 직원들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분노와 반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군사적 충돌에 대응하는 미국 정부 대처 방식에 대한 불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일 한 국무부 직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으며 지난 6일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국무부 직원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의 행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8일에는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직원들이 서명한 공개 서한에서 "USAID의 노력(인도적 지원)이 효과를 보려면 즉각적 휴전과 적대행위 중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지난 9일 주 오만 미국 대사관의 외교관은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행하는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군사 작전에 대해 미국이 지지하고 있는데, 이는 아랍권에서 한 세대에 걸쳐 평판을 잃는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내부 분위기 수습을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대외 메시지에서 이스라엘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13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면서 인큐베이터가 멈춰 미숙아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미국은 전쟁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내지 못한 채 이스라엘의 주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병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하마스가 민간 사회기반시설 뒤에 숨어있기 때문에 가자지구로 진입할 때 IDF(이스라엘군)가 직면하는 추가적인 부담"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 자체는 (대통령의 말처럼)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군 병력도 그러한 목표물들을 쫓는 것이 어렵다. 이스라엘 군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난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 등을 촉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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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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