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은행에서 3급 이상으로 승진한 이들 가운데 여성 비율은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2급 이상 임원급에서 여성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했다.
23일 한은이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승진자 직급별 성별 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3급 이상 승진자 819명 중 남성은 634명(77.4%)에 달했으나 여성은 185명(22.6%)에 그쳤다.
5급 이상 승진자 중 여성 비율은 2019년 19.3%에서 20년 21.7%, 22년 25.2%, 올해 24.4%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는 이어졌다. 다만 그 비중은 작았다.
특히 3급 이상 승진자로 한정할 경우 여성 비율은 더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3급 이상 승진자 507 명 중 남성은 433명(85.4%)에 달했으나 여성은 74명(14.6%)에 불과했다. 3급 이상 승진자 10명 중 남성은 8.5명이었으나 여성은 1.5명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5급 이상 승진자 중 성별 내 직급별 비율을 보면 남성 승진자 634명 중 1급 79명(12.5%), 2급 160명(25.2%), 3급 194명(30.6%)이었다. 반면 여성 승진자 185명 중 1급은 2명(1.1%)에 불과했다. 2급은 6명(3.2%), 3급은 66명(35.7%)으로 각각 확인됐다.
승진자 중에서 최상위 급수로 승진하는 비중에서도 남녀별 차이가 뚜렷했다.
특히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각 연도별로 같은 해 입행한 직원 중 올해 9월말 현재 4급 이상 직급 비율에서 남성은 89.4%에 달했으나 여성은 47.5%로 차이가 현격했다. 2014~2018년 입행자 중 남성의 경우 90%가량이 4급 이상으로 승진했으나 여성은 승진 사례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이 기간(2014~2018년) 입행해 현재 재직 중인 남성 188명 중 168명이 4급 이상이었으나 같은 기간 입행해 현재 재직 중인 여성 120명 중 4급 이상은 57명에 불과했다. 특히 2018년 입행한 남성 43명 중 33명이 4급 이상 직급이었으나, 같은 해 입행한 여성 28명 중 4급 이상은 3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직급별 승진에서 남녀 차이가 남에 따라 결국 고위직급에서도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한은이 제출한 '최근 5 년간 직급별·성별 임직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고위공무원 급인 2급 이상 임직원 319명 중 여성은 10명(3.1%)에 불과했다.
과장급으로 볼 수 있는 팀·반장에서도 올해 9월 현재 365명 중 여성은 37명(10.1%)에 그쳤다.
지난 7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성별대표성 제고계획'에서 밝힌 정부 현황과 비교해보면 여성 고위직(10.2%)은 정부의 3분의 1 수준이고, 관리직(25%)도 절반에 못 미쳤다.
이 같은 남녀 승진 현황의 뚜렷한 차이 원인으로 일단 여성 입행자 수가 절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이 꼽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같은 성별 내 고위직 승진 비중에서도 남녀 차이가 나는 점을 설명하기는 부족함이 있다.
장혜영 의원은 "신입직원 중 여성직원 비중은 2000년 5.1%에서 2010년 27.8%, 2023년 36.5%로 커졌다"며 "이를 고려할 때 한국은행 내 여성 직원의 상위직급(1~3급) 승진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상위 직급에서 이뤄지는 조직 내 의사결정에 다양한 관점이 반영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무엇보다 '성별 다양성' 확보"라며 "금융의 안정성과 감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부터 성평등 및 다양성 증대를 위한 획기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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