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가 '독립전쟁 영웅실'을 내달 2일까지 철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놓고 "이념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던 대통령 지시는 대국민 기만이었느냐"고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22일 임오경 원내대변인 명의 서면 논평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에 이어 김좌진, 안중근 등 독립영웅 7명의 이름을 딴 (육사 내) '영웅실'이 내달 2일까지 철거된다고 한다"며 "청년장교 육성의 장에서 독립영웅들의 흔적을 지우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념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며 "대통령의 지시가 진심이라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부터 없던 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국민을 속이려는 기만이었느냐"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10.11 보궐선거 패배 1주일이 된 시점에서 참모들에게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 챙겨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다.
같은날 <서울경제>는 윤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소모적 이념 논쟁을 멈추고 오직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지시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념이 가장 중요하다'(지난 8월 국민의힘 연찬회)고 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메시지여서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은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에도 정부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음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보궐선거로 국민의 질책을 받고도 뭘 반성해야 하는지 모르나. 제대로 반성한다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와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전날 강선우 대변인 논평)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나아가 "일본에 대한 굴욕 외교로 부족해서 일본이 미워한 독립투사들을 왜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지우려고 하느냐. 독립영웅들의 역사를 지워야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여기느냐? 윤석열 정부는 친일파에 뿌리를 둔 정부인가?"(임 원내대변인)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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