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들의 종교·시민운동 모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이 테러 협박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사제단으로부터 테러 예고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앞서 지난 18일 폭탄 설치 등 테러를 예고하는 이메일을 받고 이튿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제단이 받은 메일에는 "폭탄 설치를 예고한다. 20명만 죽이고 튄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사제단은 지난 9일부터 매주 월요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 미사를 열고 있다.
사제단은 협박 메일을 받기 이틀 전인 지난 16일에는 서울 세종대로에서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를 주제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미사를 열었다.
다만 협박 메일이 해당 미사와 관계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제단 관계자는 "누가 어떤 동기로 협박 메일을 보낸 건지 짐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도 아직 협박범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 측은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단계"라고 밝혔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1974년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를 주장하는 양심선언을 발표한 후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일을 계기로 젊은 사제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후 이태원 참사, 검찰개혁, 국정원 여론조작, 4대강 사업 등 사회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