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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검찰보다 센 금감원 계좌추적 통제해야"…이복현 "더 들여다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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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검찰보다 센 금감원 계좌추적 통제해야"…이복현 "더 들여다봐야"

'윤석열 사단 막내' 李, 총선 출마 묻자 "업무에 제가 필요"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초의 검사 출신 금감원장',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진 이복현 원장을 상대로 금감원의 계좌추적 권한 등에 대한 통제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소극주의 타파가 더 중요하다'고 반론해 충돌이 빚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금감원 국감에서 "계좌추적 관련해서 저희가 자료를 받아 보니까 작년에 한 1만8000건 정도 했다"며 "누구의 통제도 제대로 받지 않는 계좌추적 권한 행사에 대한 의문들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계좌추적은) 본질적으로 사생활 비밀이나 개인의 자기결정권인 정보결정권 보호 대상"이라며 "검찰의 경우에는 영장주의인데, 금감원에는 영장주의가 적용이 되지 않아서 외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실무자인 팀장 또는 국장이 결재를 받으면 제한 없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의원은 "내 계좌 추적을 하고 있는지 안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 이게 국민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것"이라며 "금감원 계좌추적은 본인에게 통보를 하지 않는다. 은행연합회에서도 '명의자에게 통보를 안 해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검사들은 계좌추적을 하게 되면 원칙적으로 통지를 해야 된다"고 추가로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이를 근거로 "금감원의 계좌추적은 검찰보다 센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무한테도 통지를 안 한다. 탈법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금감원이) 실질적으로는 검찰보다 더 센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영장주의를 도입하고 계좌 추적과 관련해서 명의인에게 통보하는 등 제도 개선을 해야 될 일 아니냐"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잘 알겠다"면서도 "다만 저도 검찰에서 계좌추적도 해보고 여기서도 해봤는데, 검찰은 광범위한 대상에 대해서 모두 전반적으로 하다 보니까 영장주의가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저희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실패와 관련된, (예컨대) 횡령에 대한 추적을 한다든가 하는 좁은 범위 내에서 하는 대신 영장주의 제한을 안 받고 있다. 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감사원 감사 등 여러 지적을 많이 받는데, 어떻게 보면 (오히려) 계좌추적을 하거나 자료를 봐야 되는 것들을 너무 안 보는 소극주의가 지금 내부에 팽배해 있다"며 "오히려 제 입장에서는 예를 들어 그런 내부통제 실패 건이라든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건과 관련된 것을 안 보려는 실무적 경향이 너무 강하다 보니까 거꾸로 이것을 좀 보도록 해야 된다는 지점이 있다"고 오 의원의 지적과 정반대되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은 이어 "그래서 영장주의를 도입하게 되면, (이는) 입법과 관련돼서 정책적으로 결정하실 문제이지만, 어쨌든 그런 금융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라든가 금융회사의 일탈과 관련된 대응 역량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野 "파견검사 증원, 정치 관여 우려" vs 李 "의원들이 '자본시장 대응, 이정도면 됐다' 하면 복귀"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이 원장 취임 후 1명이던 금감원 파견 검사가 2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파견 검사가 정치적 사건에 관여하지 않는지 알 수 있느냐. 자료가 없다"며 해당 인사들의 업무수행 내역 자료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검사 추가 파견으로 야당 정치인 조사에 (금감원이) 관여하지 않을까, 금감원 업무에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난 8월 금감원이 사모펀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도자료에 굳이 '야당 소속 국회의원'이라고 표기했다. 우려했던 일이 발생한 것 아니냐"고 했다. 앞서 금감원이 라임 펀드 환매중단 직전 야당 다선의원 등 일부 유력 인사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고 발표한 일을 겨냥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여당이 됐든 야당이 됐든 발표했을 것"이라며 "(해당 파견검사는) 그 부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 원장은 "우리 검사들도 그렇고 실무자도 그렇고 이게 자칫 잘못하면 저희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굳이 저희 입장에서 그런 위험을 감수해 가면서 업무를 처리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해명했다.

이 원장은 파견 검사 증원 부분에 대해서는 "소시에테제네랄(SG) 주가 폭락 사태라든가 불법 공매도 등 여러 숙제가 있는데 그것은 검찰과의 협조가 제일 중요하다"며 "검찰이랑 협조를 하려면 물론 저도 검찰 출신이니까 할 수 있지만 저는 어쨌든 간에 기관을 운영하는 사람인 거고, 사실은 법무부에서 검사 파견을 안 해 준다. 검사를 뺏기는 거라서, 그런데 저희가 사정사정을 해서 지금 인력을 데려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님들이 보시기에 '자본시장 대응이 이 정도면 됐다'고 해주시면 저도 파견 검사를 빨리 복귀시키고 이렇게 할 텐데, 지금 당장은 적어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관련 대응이 진짜 여러 가지로 할 것들이 꽤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협조를 담당할 실무자가 필요하다는 건 좀 이해를 해달라"고 역공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국감장에서 이 원장에게 "내년에 혹시 출마하시는 거냐. 결정을 하셨느냐?"며 "국정감사장이니까 간단히 의견을 말해 달라"고 질의해 시선을 모았다.

이 원장은 이에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있다)"며 "연말까지라든가 내년까지 진행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부족하기는 하지만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관치보다 무서운 정치금융", "금감원 퇴직자들 줄줄이 로펌·금융기관行" 지적

금융정책과 기관 공직기강 해이 관련 부분도 지적됐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처음 취임 때 검사 출신이 금감원장을 맡는다고 해서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 중간평가를 한번 해 봐야 된다"며 "보시라. '관치보다 무서운 정치금융', (이것은) 이 원장을 미워하는 사람이 한 말이 아니고 대표적 보수 논조의 <조선일보> 칼럼 제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게 그냥 누구 괴롭히려고 제목 한 번 뽑아본 게 아니다. 실제로 이 원장이 지난 1년 반 동안 여러 월권으로 시스템을 흔든다는 논란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으로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경쟁체제로 바꾸자' 이것은 (금감원이 아닌) 금융위 소관 업무"라며 "상생금융, 은행 가산업리에 대한 행정지도 역시 이런 논란이 있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이 원장이 강조해온 '상생금융', '서민금융' 기조와 관련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액이 4월을 기점으로 해서 10조가 올라간 반면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가 떨어졌다. (그런데)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는 횡보"라며 "상호저축은행은 주로 서민금융인데 서민금융이 이복현 표 상생금융의 수혜자가 안 되고 있고, 주로 은행권 고신용자 중심으로 금리 인하 효과가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검사는 의도대로 업무가 진행이 되지만 금융 시스템은 그게 안 된다. 이 원장의 의도는 서민금융으로 시작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부자 금융, 부동산 대출 쪽으로 금리 인하 효과가 집중된 것"이라며 "그래서 관치금융, 정치 금융이 금융시스템을 흔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방법론의 문제"라며 "그 문제의식에 공감을 안 하신다면 모르겠지만, 제가 예를 들어 상생금융을 얘기한다고 해서 실제로 한 4000~5000억 정도가 은행권 등에서 지원을 한 건데 그 정도로는 가계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저희가 예를 들어 '어려운 사람을 좀 도와서 (금리를) 내려 달라', '좋은 상품을 만들어 주면 참 고맙겠다' 이런 것들이 가계대출의 전체 추이에 영향을 미친다고 저는 생각을 안 한다"며 "금리 충격을 막아주는 정책을 저희가 해야 되냐 안 해야 되냐 그 판단의 문제"라고 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야당 의원을 향해 "그러면 다른 방법이 뭐가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금감원 퇴직자 재취업 문제를 지적했다. 최 의원은 "금감원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곳이 어디냐, 김앤장 법률사무소"라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1명이 취업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지난 10년간 금감원 재취업자가 많은 회사를 보면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율촌 등"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또 "금감원의 검사 감독 대상인 금융기관으로 이직한 퇴직자 사례다. 올해 승인받은 퇴직자 22명은 은행, 금융지주사,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회계법인 등 금감원 감독 기관으로 재취업했다"며 "금감원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감독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느냐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굉장히 깊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과유동성 상황이 지속된 상태에서 여러 가지 조금 더 흐트러진 윤리의식, 이익 추구 극대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저희도 인식하고 있다"고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며 "금감원 내부의 윤리의식과 관련돼서는 저도 작년에 부임한 이후에 국민들의 시각이 어떻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무관용 원칙으로 내부의 흐트러진 것들에 대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외부의 전직(직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오히려 금감원 전직들이 취업한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검사는 더 엄정하게 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한 바도 있고, 향후 그 내용을 검사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형 로펌 등과의 관계에서도 사적 접촉을 아예 차단하고 공식적인 사무실에서의 만남 이외에는 다른 만남은 하지 못하도록 지금 규정을 바꿨다. 위반하는 경우 징계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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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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