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김 후보자와 여당 의원들이 야당 소속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편파적"이라고 항의하며 일방적으로 이석한 뒤 청문회장에 돌아오지 않으면서다.
지난 5일 밤 10시35분께, 인사청문회 도중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후보자 딸의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지분 거래·보유 내역을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했고 김 후보자는 이에 "딸이 원하지 않는다", "그럼 고발하라"고 맞받았다,
이에 민주당 소속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지금 상황은 후보자가 자초한 것"이라며 자료제출 등 소명을 요구하자 김 후보자는 "지금 (야당 위원들이) 저를 형사범으로 몰고 있지 않느냐", "제가 지금 여기 와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격앙된 태도를 보였다.
야당 위원들이 고성으로 김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하자 권 위원장은 이들을 자제시키며 김 후보자를 향해 "본인이 상황을 감당 못 하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안 하고 '고발하라'든가, 자료제출 못 한다고 그런 식으로 태도를 유지하려면 본인이 사퇴를 하든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여당 위원들이 "위원장이 중립을 유지해야지", "사퇴하라니 지금 뭐하는 거냐"며 격렬하게 항의했고, 지성호 의원은 청문위원석을 박차고 김 후보자 자리로 가서 "갑시다"라고 이석을 제안했다.
야당 위원들도 후보자 옆으로 몰려와 이를 막으려 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문정복 의원은 후보자 좌석 옆에서 양 팔을 벌려 자리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으려 했고, "후보자 앉으세요"(권 위원장), "어딜 도망가요!"(한 야당 의원) 등 고성도 빗발쳤다.
권 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했으나 김 후보자와 여당 위원들은 회의장을 빠져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파행 책임은 민주당 소속 위원장의 편파 진행에 있다는 입장이다. 여가위 소속 조은희 의원은 6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자의 따님 자료 제출 공개가 이슈가 됐는데 따님은 40세가 넘었고 기혼자이고 외국에 사시니까 개인정보 동의가 필요하다. 후보자가 따님에게 '동의해달라'고 해도 본인 동의가 없으면 공개가 안 된다"며 "(권 위원장이) 그 자료 제출을 제대로 못하면 사퇴하라고 했다. 야당 의원이 그렇게 하는 것도 정치공세라고 오해를 받기 쉬운데 위원장께서 그렇게 하는 청문회는 23년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너무 부당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유감 표명을 해주시면 우리가 계속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끝까지 안 하시더라"고 했다. 조 의원은 청문회 속개 여부에 대해 "청문회는 어제 끝난 것"이라며 "어제 밤 11시경에 다시 민주당이 단독으로 속개한다고 할 때 (김 후보자) 본인이 참석하시겠다고 하는 걸 우리가 막았다"고 밝혔다.
한편 밤까지 진행된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여성부 폐지 관련 입장을 묻는 정경희 의원 질의에 "여성부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국무총리실,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등에서 여성 관련 부분을 모아 만들어진 부서로, (양성평등진흥원장으로) 일을 하다 보니 업무의 완결성을 갖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여성부가) 복지부로 이관되는 자체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전혀 실행되고 있지 않다. 장관이 된다면 여가부를 일을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쪽으로 이관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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