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19 평양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 "진보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다"고 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이전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오염된 정보를 기반으로 나온 주장"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전직 대통령이 현 정부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낸 일이나, 대통령실이 전직 대통령의 주장을 '근거가 조작된 것'이라고 맞비난하는 일 모두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는 "정부 부처에서 잘못된 면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통계 담당했던 분들이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안다. 전직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 (이처럼) 오염된 정보를 기반으로 주장이 나온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는 수출 증가, 무역수지 흑자 규모, 외환보유고, 물가, 주가지수, 외국인 투자액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지금보다 좋았다"며 "'안보는 보수 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고 했었다. (☞관련 기사 : 문재인의 작심 반격…"文정부 모든 경제지표 지금보다 좋아")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소득, 고용 통계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며 장하성·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전 정부 고위직 22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일을 거론, '조작된 통계 정보를 기반으로 한 주장'이라고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
이 핵심 관계자는 "경제를 보면 명백하게 우리 정부 들어서 특히 고용률이 좋아졌고, 재정이 건전해졌고, 물가가 내려왔고, 부동산이 안정됐다"며 "전직 대통령께서 말씀했던 다른 정부와의 비교도 수치상으로 맞지 않는 측면이 있거나 해석이 조금 왜곡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실증적 수치가 필요하다면 관련 부처에서 언론인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고 추가 반박 공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서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굴종적이고 겉으로 보이는 한산한 평화로운 상황이 평화는 아니다"라고 했었다. (☞관련 기사 : 대통령실 "굴종적 한산함이 평화? 진짜 평화는 압도적 힘")
한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 및 이 대표의 단식농성 관련 상황에 대해 기자들로부터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특별히 여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그는 "이 사안은 수사·재판 사항이고, 대통령실은 수사·재판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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