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7일 오전 11시45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가구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2층짜리 건물 1층과 안에 있던 가구·자동차 등이 탔다.
또 공장을 운영하던 A(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은 이를 수상하게 여겼다. A씨가 불이 나기 전에 사망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화재 당시 아들 B(28)씨가 공장을 다녀간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 모 상가에 숨어 있던 B씨를 긴급 체포했다.
그의 범행은 충격적이었다.
B씨는 이날 공장을 찾아가 아버지를 목졸라 죽인 뒤 공장에 불을 질렀다. 아버지의 시신을 훼손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자기 옷도 태워 증거를 은폐했다.
B씨는 범행 전 인터넷으로 존속 살해를 검색했다. 아버지 차량에 몰래 위치 추적기를 붙여 동선도 파악했다.
그의 살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B씨는 지난해 11월엔 아버지 차량의 브레이크 호스를 모두 끊어 사고를 유발했다. 하지만 당시 A씨가 시동을 끄며 제동을 해 화를 면했다.
그러자 B씨는 계속 위치를 추적하며 사건 당일 아버지가 공장에 있다는 걸 확인한 뒤 살해했다.
그는 현재 ‘성장하면서 부모의 관심과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 가정사가 복잡한데 아버지를 향한 감정이 나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B씨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최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8일 존속 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은 B씨에게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고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과거 살해 시도가 미수에 그친 뒤에도 아버지의 공장을 사전 답사하고 전기충격기 등을 준비했다”며 “범행 뒤 증거를 은폐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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