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갔다. 유가 하락 효과가 소멸해 최근 에너지 가격 반등세가 하반기 물가지수에 본격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른 112.33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3.3%) 이후 2%대를 유지하다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갔다.
날씨 영향이 단연 두드러졌다.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이 5.4%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0.26
%포인트 끌어올렸다.
수산물도 5.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07%포인트였다.
이 같은 원재료 상승으로 인해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6.3% 급등했다. 가공식품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6%포인트 끌어올렸다.
외식비 역시 5.3% 올랐다. 물가 상승률 기여도가 0.69%포인트에 이르렀다.
반면 석유류 상승률은 -11.0%에 그쳤다. 여전히 유가 하락 영향이 반영됐으나 하락 폭은 줄어들었다. 7월 석유류 하락폭은 -25.9%에 달했다.
석유류의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57%포인트였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비용은 급등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1.1% 폭등했다. 물가 상승률을 0.71%포인트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지표가 되는 근원물가인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3.3% 올라갔다.
소비자의 구입 빈도가 잦고 지출 비중이 커 소비자가 민감하게 느끼는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올라갔다. 지난달(1.8%)에 두 배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3월(4.4%)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의 이 같은 상승세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집중호우와 국제유가 반등으로 인해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3%를 기록해 플러스 전환했다. 당시 농림수산품 가격 상승률이 4.7%에 달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선행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7월 중순부터 큰 폭 상승한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고 있다"며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