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주요 SOC사업의 대폭적인 예산 삭감과 관련해 3일 추경호 부총리는 “특정지역에 대한 홀대 문제는 고려 대상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과거에도 틈만 나면 새만금예산 삭감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나 상습적으로 양두구육 행태를 보인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020년 10월 29일 국민의힘 전북동행 국회의원 11명과 함께 전북을 방문한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은 ”당리당략을 떠나 호남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새만금이 직면한 각종 현안과 전북이 미래형 일자리리 산업의 전진기지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도 전북 정책예산협의회에서 “전북은 새만금을 중심으로 호남의 경제적 도약을 준비하는 지역”이라고 추켜 세우면서 “장차 이 지역의 거점이 될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북지역이 글로벌자유무역도시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투자유치.국세와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민의힘 수뇌부의 발언이 있은 며칠 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산소위원회 심사자료를 확인한 결과 국민의 힘은 새만금의 주요 사업 예산에 대해 삭감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북의 뒷통수를 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윤덕 의원(민주당 전주갑)은 당시 “전북을 ‘제2지역구’로 삼겠다면서 ‘전북동행’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국민의힘이 정부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양두구육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전북도민 앞에서는 새만금 현안 해결과 예산지원을 약속하면서 뒤돌아 서서는 주요 사업의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표리부동한 국민의힘은 전북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었다.
국민의힘은 당시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사업 800억,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120억 전액 삭감 등 모두 900억 원 이상 삭감할 계획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비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삭감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국민의힘의 ‘양두구육 쇼’는 3년이 지나 되풀이됐다.
국민의힘 전북동행 의원으로 지난해 10월에는 명예전북도민증까지 받은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달 1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라북도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관련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빼먹기에 집중했다"며 "이런 예산을 합치면 1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송 의원은 또 "전북도가 새만금 신항만 3조2천억 원, 새만금 인입 철도 1조3천억 원,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1조1천200억 원, 새만금 명소화 부지 관광개발 800억 원 등 잼버리와 전혀 상관 관계가 먼 건설 사업들을 잼버리를 핑계로 예산을 받아 갔다"고 주장하며 "11조에 가까운 혈세를 가져가서 잼버리 조직위 직원들이 외유성 출장을 반복하고 상관 관계도 없는 SOC 건설을 늘리며 대회 준비는 완전한 부실로 총체적 난국으로 만들었다"며 사실과 전혀 다른 비판을 가했다.
송 의원은 또 여러 차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전라북도가 잼버리 행사보다 잼버리를 핑계로 해서 새만금 관련 SOC ‘예산 빼먹기’에 집중했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며 전북 도민들의 명예에 돌이킬 수 없는 먹칠을 했다.
송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있은 후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 예산안에서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은 1479억 원만 반영됐다. 기존 예산(6626억 원) 대비 78% 삭감된 수준이다. 특히 새만금국제공항은 부처 반영액 580억 원 중 11%인 66억 원만 배정됐다.
새만금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몽땅 전북도에 떠넘긴 행태를 보인 후에 나타난 정부여당의 내년 예산안 배정의 충격적인 결과이다.
전라북도관계자는 이날 “새만금 사업은 국가 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인데 재정 당국이 잼버리를 구실로 예산을 하루아침에 날려 버렸다”며 허탈해 했다.
국민의힘 정운천의원(비례대표)은 지난달 31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 잼버리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도 쌍발통 협치를 멈출 수 없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전북 발전을 위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다시 한번 전주시을 조직위원장으로 돌아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운천 의원은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전주시 을에 출마해 무려 37.5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었다.
그가 말하는 ‘쌍발통’이 잘 굴러가 전북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전주시민들이 적극 도운 셈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전주을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의힘 전주시을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또다시 ‘쌍발통’ 협치를 말하면서 죽기를 각오하고 출마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국민의힘 호남동행을 주도해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의 양두구육 행태에 두 차례나 속은 전주시민들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도 '쌍발통이 잘 굴러가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그의 소신에 또 현혹돼 적극 지지하게 될는지는 미지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