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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염수 중단 요구해야" vs 국민의힘 "안심하고 수산물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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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염수 중단 요구해야" vs 국민의힘 "안심하고 수산물 소비"

이재명, 목포·무안 찾아 어민 피해 강조…與, 수협-급식업체 '상생협약' 주관

여야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주일째를 맞아 여론전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남 해안 지역을 찾아 정부가 일본에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수산물 생산자와 급식업체 간의 상생협약을 주관하고 수산물 소비 장려를 통해 어민 피해를 극복하자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몇 푼의 돈이 아까워서 핵 폐수를 세계인의 우물에 갖다 버리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한다고 쳐도, 이런 일본의 패악질로 인해서 피해를 받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왜 국민의 목소리를 일본에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하고 대한국 국민들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지 않나"라며 "대한민국 대통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일본은 인류를 위협에 빠뜨리는 핵 폐수 해양투기 중단하라.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핵 폐수 해양투기에 반대한다' 의당 이렇게 외쳐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또 " 국민에게 괴담이라고 국민을 겁박하는, 국민과 싸우겠다고 선전포고하는 그런 대통령 보신 일 있느냐"며 "현장에서 일본의 핵 폐수 해양투기 때문에 생업을 위협받고 이 세상 하직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고민하는 국민들 앞에서 어찌 '괴담'이니 '싸우겠다'느니 얘기를 할 수가 있나"라고 윤 대통령의 28일 여당 연찬회 발언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군에서 연 현장최고위 회의에서도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지역 전남에 왔다.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어민들은 지금 바다에 나간 게 공동묘지에 나간 것 같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앞으로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가 30년 계속될지 300년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이라도 국토를 지키고 국민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 대표로서 당당하게 일본에 오염수 투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최고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방조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로 우리 사회와 국민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은 불안해하는 국민을 '1+1'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염수 해양투기와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으로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민안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긴급 비상체제에 들어갔다"며 "정기국회 예산과 입법 통해 실질적으로 수산업계 피해대책 마련하도록 앞장서고 또 주도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관련 예산으로 7300억 원을 편성하고 '예산을 늘렸으니 국내 수산물을 안심하고 마음껏 드시라'는 대통령의 당부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 예산으로 피해의 몇 퍼센트를 감당할 수 있나. 과연 피해 국민과 어민을 지원하는 게 가능하다고 정부 스스로도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정부가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환경오염 아닌 괴담으로 수산물 소비 급감…맛있는 식사 지속 제공하면 소비 활성화 이어질 것"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괴담 정치' 때문에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맞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윤재옥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수협-급식업체 간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수산물을 소비해 온 나라이지만, 지금 우리 수산업계는 그 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상황 속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재해나 환경오염과 같은 자연적인 원인이 아니라, 특정 세력이 만들어낸 거짓과 괴담으로 인한 불안감과 이로 인한 소비 급감이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다행스럽게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첫 주말의 수산물 소비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늘어났고, 노량진 수산시장 등 현장의 분위기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며 "거짓 정보로 우리 수산물 불매운동이나 다름없는 국민 선동을 유도하고, 민생을 파탄시킬 뻔했던 괴담 정치가 한낱 부질없는 종이호랑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의 말 중에 나온 '소비 급감'과 '다행스럽게도 소비량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실제로 현재까지 수산물 가격이나 소비량은 큰 변동이 없는 점에 비춰보면, 그가 언급한 '소비 급감'은 '급감 우려'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수산물 소비 급감 우려의 원인을 오염수 방류로 인한 '환경 오염'이 아닌 '특정 세력의 거짓과 괴담'으로 본 것 역시 눈길을 끌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은 합리적인데 선동 세력은 맹목적이고, 1류 국민의 수준을 무시한 3류 정치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 야당 비난을 이어가면서 "오늘 협약식은 급식업계와 수산업계 간의 상생 협력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보다 안전한 식자재와 맛있는 식사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국민들께서도 수산물의 안전성을 더욱 신뢰하고 자연스럽게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또 한 차례 눈길을 끌었다.

윤 원내대표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힘을 모아주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수산물 소비 회복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며 "어제 발표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금년도에 비해서 어민과 수산업 보호를 위한 지원 금액을 증액시켜서 7000억 이상 배정을 했고,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행사는 민주당의 괴담 선동으로 시름하고 계시는 우리 어민들과 수산시장 상인분들, 그리고 횟집 사장님들을 돕기 위해 준비했다"면서 "이번 협약식은 학교 급식 등 아이들 식탁은 제외되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물론 우리 수산물은 누가 먹어도 안전하지만 부모님들의 혹시 모를 우려 사항까지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급식업계 측에서 양송화 한국식자재유통협회장, 이동훈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이사, 김헌 삼성웰스토리 부사장, 박선호 CJ프레시웨이 부사장, 원정훈 신세계푸드 상무, 장성호 아워홈 전무 등이 참석했고, 수산물 업계 측에서는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과 멍게·전복 등 양식 수산물 조합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이날 맺은 협약에는 "수협중앙회는 질좋은 우리 수산물을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하고, 급식업체는 우리 수산물이 식자재로 많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수협중앙회와 급식업체는 우리 수산물을 활용하는 급식 레시피를 개발하고 레시피를 활용해 급식 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협약식에 앞서 "오늘 이 시간 이후로 '오염수'에서 '처리수'로 모든 우리 어업인들은 명칭을 변경할 것"이라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알프스(ALPS)에 정화돼서 나가는 물을 자꾸 오염수, 오염수…. 여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다. 그래서 아무 문제 없다, 그리고 국민들이 호도되지 않게끔 (용어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여당이 수산업자들과 급식업체 간 상생협약을 이끌어냈지만, 실제로 급식을 먹어야 하는 소비자들 입장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급식업계에서는 "업체가 임의대로 메뉴를 바꿀 수 없다", "고객사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며 난감함을 표하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국민의힘은 노 회장의 앞선 발언에 호응하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로 바꿔 부르겠다고 이날 밝히기도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제 '오염처리수'로 공식화해야 한다"며 "오염처리수가 IAEA에서 쓰는 공식 용어"라고 했다. 성 위원장도 "오염처리수가 맞다"며 "위원장인 내가 그랬으니 이미 우리는 공식화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공식 입장을 정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실제 배출되는 것은 처리 후에 나오는 거라 그런 의미를 반영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튀르키예는 '처리수'라고 하는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하면 될 것 같은데, 용어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실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수협-급식업체 간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협약식 체결을 마친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 양송화 한국식자재유통협회 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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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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