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위치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고 이를 독립기념관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야권을 넘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27일 오후 SNS에 쓴 글에서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 등 다섯 분의 독립영웅 흉상을 철거한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경력 때문이라고 하는데 납득하기 어렵고 앞뒤가 안맞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해방 2년 전에 작고하셨으니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은 별다른 공산주의 경력도 없는데 왜 이 영웅들의 흉상까지 철거한다는 건지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이 분들의 흉상을 철거하면 강군이 되는 것이냐. 육사의 흉상을 철거하면 국방부 청사의 흉상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윤석열 정권의 이념 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역사 속의 인물들을 평가함에 있어서 친일과 좌익의 역사적 사실은 정확하게 사실대로 기록하며 그 공과 과를 균형있게 봐야 한다. 친일매국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눈감고 종북좌익에 대해서는 일제시대의 이력까지 끄집어내어 매도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이념편향이고 이념과잉"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당원권 정지 징계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였던, 박정희 대통령 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 년간 노력으로 유해 봉환해 대전현충원에 안장까지 한 봉오동 전투의 영웅을,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구실삼아 그 분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한다고 연일 시끄럽다"며 "그렇게 하면 매카시즘으로 오해를 받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홍 시장은 "6.25 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 출신도 아니고, 그 전쟁에 가담했던 중공군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가 이제와서 논란이 되는가?"라며 "참 할 일도 없다. 역사 논쟁, 이념 논쟁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라고 비난했다.
앞서 국방부는 26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생도 교육 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가보훈부 및 독립기념관과 흉상 이전 문제를 협의 중이라며 "국난 극복의 전체 역사에서 특정 시기에 국한된 독립군·광복군 흉상들만이 사관생도들이 매일 학습하는 건물의 중앙현관 앞에 설치돼 있어 위치의 적절성, 역사교육의 균형성 측면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도 했다.
광복회는 이에 "5인의 독립유공자 흉상을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와 유사하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규탄 성명을 냈다.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사업회,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도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비판 입장을 밝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독립 영웅들에게도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독립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는 것"이라는 비판 논평을 냈다. (☞관련 기사 : 민주당 "독립군 흉상 철거 뒤 , 백선엽 흉상 세운다? 순국선열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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