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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교도소에 가지 마세요"…이것이 변호인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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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교도소에 가지 마세요"…이것이 변호인의 마음

[류하경의 불온한 사건첩] 변호인의 필요성과 역할, 마음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변호인을 위한 변호

전화벨이 울린다. 의뢰인을 고소한 상대방이다. "혹시 ○○○ 아시죠? 그 사람 완전 사기꾼이에요. 변호사님도 똑같은 사람이군요." "감사합니다. 새겨듣겠습니다"라고 하고 끊는다. 이 정도는 양반이다. 한 번은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데 피고인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이 "당신 아까 법정에서 뭐라 그랬어? 내가 바람을 피우고 먼저 때렸다고?"라며 거의 멱살까지 손을 올린다. 다행히 법원 경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엘리베이터를 탔다. 가끔 형사재판에서 검사와 눈이 마주치면 그가 나를 백안시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형사재판 중에 일어나는 이런 일들에 이제는 특별히 감정을 다치지 않는다. 나는 변호인이되 피고인을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범죄를 비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형사 변호인에 대해 변호를 좀 해볼까한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용어 설명부터 필요하겠다. '변호인'이란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를 말한다. 민사재판에서 원고나 피고를 위해 일하는 변호사는 '소송대리인' 또는 '대리인'이라고 한다. 변호사가 형사재판, 민사재판에서 하는 역할에 따라 달리 붙여진 '배역' 이름이다.

사람들은 악질 범죄인뿐만 아니라 그 변호인도 욕한다. 그러나 피의자가 저지른 범죄를 이유로 변호인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형사사건 '변호인'과 민사사건 '대리인'은 좀 다르다. 민사사건에서는 '사인(私人) 대 사인' 이지만 형사사건에서는 '국가(검찰) 대 사인'이다. 전통적 법 원칙에는 '무기(武器) 대등의 원칙'이란 게 있다. 그래서 형사사건에서는 국가보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피고인에게 '​무죄추정의 원칙'​, '​​자백보강의 법칙(수사과정에서 한 자백만으로는 유죄의 직접증거가 안 된다)'​ 등의 무기가 주어진다. 그리고 '변호인'이라는 무기가 있다.

이 무기가 얼마나 중요하기에 헌법에서부터 써 놨다. 헌법 제12조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국민의 보편적 기본권이라고 한다.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고까지 한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 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헌법에 등장하는 직업군은 몇 개 안되는데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검사, 국무위원이라는 공무원 외에 민간인은 '변호인' 뿐이다. 얼마나 중요한가. 변호인은 국민의 대변인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대변인에는 국회의원이라는 공무원도 있지만 임기가 4년 밖에 되지 않는다. 변호인은 변호사 자격이 존재하는 한 종신(終身)직이다.

헌법 제12조 ④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

⑤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가족등 법률이 정하는 자에게는 그 이유와 일시·장소가 지체없이 통지되어야 한다.

변호인의 강력한 필요성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에서 더 구체적으로 명시 해놓았다. 피고인이 약자인 경우 변호인을 반드시 선임하도록 하고 있고 스스로 선임하지 못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법원이 직권으로 선정하는 변호인을 국선변호인이라고 한다.

형사소송법 제33조(국선변호인)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1. 피고인이 구속된 때

2.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3.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4. 피고인이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인 때

5. 피고인이 심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때

6.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②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이 청구하면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③법원은 피고인의 나이·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피고인이 약자인 경우 변호인이 없으면 판사가 재판 진행도 아예 못하도록 해놓았다. 변호인이란 무엇인가. 욕 먹는 것에 비하여 그 필요성이 참으로 강력하다. (아니 욕 먹는 만큼 강력하다고 해야 하나, 그보다도 더 강력하다고 해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282조(필요적 변호) 제33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건 및 같은 조 제2항·제3항의 규정에 따라 변호인이 선정된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인 없이 개정하지 못한다. 단, 판결만을 선고할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이처럼 피고인이 구속되어 있거나, 미성년자이거나, 70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거나, 심신장애가 의심되거나, 처벌형량이 높은 사건이거나, 빈곤 그리고 '그 밖의 사유'라고 해서 법원이 넓은 재량권을 행사해서 인정할 때에도 국가가 강제로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주어야 한다. '파렴치범이라도 누구나 변호 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은 이처럼 형사사건의 경우에 적용된다. 사람은 누구나 '지은 만큼의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아무리 악질 사이코패스 범죄자라 하더라도 그 변호인을 비난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는 식의 인민재판, 또는 '물에 빠뜨려서 떠오르면 마녀니까 죽이고 가라앉아서 떠오르지 않으면 여튼 마녀가 아니다'라는 식의 중세식 마녀사냥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야만이 문명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야만을 문명으로 바꾼 여러 제도 중 하나가 바로 변호인 제도다.

현대사회에서 사적 응징이 불가능한 이유는 개인이 죗값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죗값'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입법한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그 적용과 양형은 법원이 하도록 한 '죄형 법정주의'는 사적 폭력이 난무하는 원시자연 상태에서 인류를 진보하게 하였으므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공동체의 약속이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그래서 형사 변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만약 부적절한 방법으로 형사 변호를 하는 경우라면 그에 대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 범죄인의 입장에 선다고 해서 변호인이 고의로 거짓을 주장하거나, 악의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변호사법 제24조(품위유지의무 등) ② 변호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 진실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누가 봐도 중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무죄가 나오는 경우 사람들은 판사와 변호인을 욕한다. '정치적 판사다!',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악질 변호사다' 그러나 피고인이 무죄가 나오는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는 검사가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대 형사법원칙 중 가장 중요한 명제 두 가지가 있다.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죄인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이다. 판사는 위 명제에 따라 검사의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검사가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무죄를 내린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은 검사의 수사절차, 주장 및 증거의 허술한 부분을 잘 강조해내면서 역할을 한다. 즉 무죄 판결은 변호인이 거짓말을 하거나 증거를 없애고 왜곡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결과다. 검사의 책임이다. 무죄추정의 원점에서 유죄인정으로 바꿔야 할 검사의 입증책임 부실이 무죄 선고의 원인이다.

요컨대 강력한 무기로 중무장한 트랜스포머 로봇과 같은 국가와, 벌거벗은 인간과의 싸움에서 형사 변호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변호 받을 권리'는 최소한의 인권을 지켜주는 방어막이며 국가권력을 향한 '질서유지선'이기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민사사건은 좀 다르다. 민사 '대리인'은 사인과 사인의 싸움에서 경제적 이해관계, 권리의 종속(유무) 관계라는 내용으로 다투므로 사건 내용에 따른 가치 판단의 여지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변호사가 사채업자를 대리해 피해자인 서민들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우리는 "안 그래도 힘센 놈을 더 힘세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나", "그 정도 비싼 수임료라면 맡으려는 변호사가 넘쳐날 텐데 굳이 그 사건을 맡아서 서민들 돈을 사채업자에게 갖다 주어야 했나"라는 식으로 변호사의 도덕성 내지 가치관을 비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두에 언급했던, 고소인이 내게 전화로 항의한 사기 사건은 어떻게 되었을까? 검사의 기소 내용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 확정 후 감옥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 분의 항의 내용처럼 '완전' 사기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은 죄만큼만 처벌을 받았다.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유리창으로 태극기와 법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앞쪽으로 법을 상징하는 저울을 든 여신상이 보인다. ⓒ연합뉴스

변호인의 역할 : '차선을 실현하는 것'

'업무상횡령' 사건으로 1심에서 중형이 내려지면서 법정구속된 피고인 의뢰인과 교도소에서 의견충돌이 있었다. 며칠 동안 심적으로 힘들었다. 범죄사실이 검사의 증거로 모두 입증 됐기 때문에 항소심에서는 반성하고 선처를 구해 양형을 적게 받는 쪽을 택하자고 조언했더니, 의뢰인은 무죄라는 주장을 계속 하면서 증인을 또 여러 명 불러서 재판을 최대한 끌어달라고 한다. '미결수' 상태로 지금의 구치소에서 더 지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미결수는 아무래도 기결수보다는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다.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죄가 없는 자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이다.

의뢰인은 기결수가 돼 타 교도소로 이송되는 것이 겁나는 듯했다. 나는 설득했다. '가족이 실제로 상대방과 합의를 보려는 상황이니까 그 사정을 말하면 판사가 재판을 조속히 종결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죄 주장을 계속 하면서 증인 신청을 해서 시간을 끄는 것이나, 죄를 인정하고 반성문을 제출한 후 합의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판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판을 미루는 것이나 시간상 차이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후자가 더 현실적으로 이익이다'라고 말이다. 만약 쓸데없는 증인을 계속 부르게 되면 판사는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재판만 지연시키려는 것으로 보아 항소심 판결은 더 안 좋게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죄 아닌 죄 '괘씸죄'가 바로 판결문에 등장하는 '불리한 양형요소'라는 단어라고 설명해 줬다. 의뢰인은 며칠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수감실로 돌아갔다.

무죄에 대한 희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범죄의 경중과 증거 유무에 상관없이 법률전문가가 아닌 사람은 그런 희망을 종교와 같이 마음에 품게 된다. 하지만 변호인은 그럴 수 없다. 다정다감하게 이야기하더라도 냉혹한 현실을 숨겨선 안 된다. 변호인은 기적이 아니라 차선 또는 차악을 실현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변호인의 마음 : '여러분은 교도소에 가지 마세요'

교도소는 입구부터 부정적인 기운이 감돈다. 교도소는 외딴 곳에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당연하다. 가는 길이 쓸쓸하다. 입구에서 경비가 경례를 붙이고 어떻게 왔냐고 묻는다. 변호사 신분증을 보이면 별 대화 없이 지나친다. 영화 <빠삐용>, <더 락> 등에 나오는 딱 그 모양의 관제탑이 멀리 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들어가면 시멘트 반죽이 그대로 굳은 듯한 건물 덩어리가 등장한다. 웬만한 1층짜리 식당 크기의 쇠문도 붙어 있다. 그 옆 어딘가에 변호인 접견용 출입증을 받아가는 작은 창구가 있다. 변호사 신분증과 휴대폰을 맡기고 몸수색 및 가방검사를 받은 뒤 변호인 접견 대기실에 들어가서 수감자 이름을 확인하는 절차에선 내가 마치 교도소에 갇힌 사람이 된 듯 답답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세상과 분리됐다는 공포다. 사랑하는 사람들, 팔다리를 움직여 노동하며 웃고 떠들던 공간, 하얗게 잘 마른 이불을 돌돌 감고 게으름을 부리던 아침, 휴일의 맑은 하늘과 계절의 냄새, 영화관과 동네 카페, 이런 일상으로부터 차단되는 시간을 상상할 수 있을까.

변호인 접견대기실엔 무채색 정장을 입고 종이컵에 봉지 커피를 타 마시며 표정 없이 앉은 사람들이 있다. 변호사들이다. 신문을 보거나 졸거나 한다. 직원이 피고인 수감번호와 이름을 부르면 본인 이름인 양 '네' 대답하고는 기지개를 한번 켜고 접견장소로 이동한다. 복도를 나서면 사방이 유리인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접견실이다. 코인 노래방 같은 모습이다. 배정받은 방 번호의 문을 열고 자리를 잡고 앉으면 수의(囚衣)를 입은 의뢰인이 내 뒤를 따라 들어온다. 한 번은 어떤 의뢰인이 본인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 수의 안에 입을 내복을 사야 하니 영치금을 넣어달라고 한 모양이다. 연로한 아버지는 내게 전화로 "얘가 왜 수의를 찾느냐, 자살하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흥분하기도 했다. 염습 때 송장에 입히는 수의(壽衣)와 다른 한자(漢字)라고 설명했다.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를 사용하는 이유가 있는지 생각하며 우울함에 빠졌다.

앉자마자 의뢰인은 자신의 요즘 생활부터 재판에서 하고 싶은 말, 사건 당시 상황들을 두서없이 쏟아낸다. 사실을 부인하든 인정하든 결국 의뢰인은 자신의 심정과 느낌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울거나 아니면 차분해지거나, 후회하거나 아니면 억울해하며 길을 찾는다. 접견의 말미에는 스스로 자신의 태도를 정한다. 변호인은 업무와 관련된 조언 말고는 의뢰인의 말을 들어줄 뿐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때가 많다. 대부분의 의뢰인은 접견이 끝나면 감사하다고, 도움이 되었다고 인사한다. 변호사는 하나하나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그저 진심으로 들어주는 시간이 더 길다.

몇 년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가 자작곡을 불렀는데, 가사가 인상적이었다. "다들 모른 척해, 내가 주저앉을 때는. 다들 아는 척해, 혼자 일어섰을 때는" 공감이 간다. '그래… 그게 현실이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 도움도 없이 혼자 힘으로 일어서서 마음을 열고 말문을 여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혼자 주저앉아 있는 사람에게 다른 이가 먼저 다가가는 일은 더 어려운 것 같다. 더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는 전자보다 후자가 현대사회에서는 더 희박한 경우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수감된 사람은 철저하게 혼자다. ​수감자의 시간과 공간에는 다양한 디테일이 있으며, 결심과 선택의 과정이 치열하게 진행된다. 그들을 돕기 위해 사회는 변호사라는 직군을 만들어 업으로 종사하도록 해놓았다. 이것은 일이다. 수임료라는 돈을 받고, 혼자 주저앉아 있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서 제대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그렇게 일어선 사람에게는 '다들 아는 척'하며 다가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설득하는 일.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법정에 함께 가서, 희망 없는 백지에 희망을 써달라고 판사에게 호소하는 일.

접견을 마치고 나온 교도소 밖 하늘은 차갑게 푸르다. 회의가 엄습할 때 생각한다. '이것은 일이다', '누구나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나에게도, 또 누군가에게도 약간의 구원이 된다.​ 최선의 결과는 없다. 이미 기소된 피고인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없었던 일인 것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최선을 다해 차선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교도소에 가지마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 부산교도소 건물 내부 복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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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하경

자전거와 수영과 강아지를 좋아하는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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