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55보급창 이전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이전 대상 부지 소유 지자체는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첫 걸음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시는 지역사회의 이런 반발들을 이미 예상했으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결단이었다는 후문이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3일 오전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30부산엑스포 개최 예정지 인근 군사시설인 '55보급창과 8부두 이전 계획 및 주변 지역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계획으로는 55보급창과 북항 8부두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끝단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 군사지역 인근 준설토 투기장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를 통해 55보급창 부지는 2030부산엑스포 행사장으로 활용하고 박람회 이후에는 동천변 친수공간과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한다. 8부두 부두는 북항 3단계 재개발 사업에 편입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북항 3단계 재개발과 연계해 남구 현안인 트램 '오륙도선'과 '오륙도선 연장선', '우암~용당·감만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계획안이 발표되자 당장 55보급창 이전 부지인 부산 남구청은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수영(국민의힘·부산 남갑)·박재호(더불어민주당·부산 남을) 의원도 주민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계획안 발표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만 시 입장에서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와 함께 지역 현안인 55보급창 이전을 위한 최적기로 판단했다고 한다.
시는 55보급창 이전을 지난 2015년부터 이전을 추진해 왔으나 이전 부지 선정과 중앙부처와의 협의, 재원 조달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2030부산엑스포 유치의 세부 실천과제로 '55보급창 및 8부두 이전'이 선정되면서 정부부처는 물론 주한미군 등과의 협의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계획안 수립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2030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 계획안에 55보급창과 8부두 이전을 통한 세부 내용도 담을 수 있기에 발표를 앞당길 필요가 있었다.
55보급창 이전의 경우 그동안 매번 선거마다 지역 현안으로 꼽혔지만 해결되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본격적인 계획안 실행이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후문이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상징인 이곳은 단절되고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55보급창 및 8부두 이전의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는 만큼 앞으로의 절차를 진행하고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전 후보지 지역 주민들과 자주 소통하고 협의하며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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