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서울-양평고속도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대환영"이라며 국토부를 향해 "즉시 백지화를 철회하고 경기도가 추진하려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연결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김 지사는 3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초에 서울-양평고속도로는 경기도의 건의로 추진된 사업이고 장기 비전으로 서울-양양고속도로와의 연결을 고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토부 원안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면서 "국민적 의혹에 휩싸인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35년 공직 생활을 한 제 경험을 봐서도 온당치 않을 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기대하는 '정의'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경기 동북부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서울-양양 고속도로 연결을 제안했다. 그는 "원안이 추진된다면, 경기도는 '서울-양양 고속도로' 연결 타당성에 대한 연구 용역을 먼저 준비하겠다"며 "원안은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연결 가능성이 높은 반면, 변경안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그 근거로 "'대안 노선 검토보고서' 상에 '예타 노선'은 '장래 노선축 연장계획 고려', 변경안은 '장래 노선축 연장계획 미고려'로 명시돼있다"고 면서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교통수요가 분산되면, 주말이면 서울에서 강릉까지 6시간이 넘게 걸리는 전 국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지사는 국토부가 각종 의혹을 부인하며 원안보다 변경안이 낫다고 주장을 펴는 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지사는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후 시·종점이 변경된 고속도로 사업이 14건이나 된다면서 이례적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에 따르면 국토부가 제시한 14건 중 2건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사업이며, 나머지 12건 중 11건은 2012년 이전 사업"이라고 했다. "2012년 기재부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예비타당성 조사 뒤 노선의 3분의1 이상이 변경될 경우에는 기재부와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노선을 함부로 변경하지 못했다는 게 김 지사의 설명이다.
김 지사는 "실제 2012년 이후에는 단 한 건만 종점이 변경되었는데, 노선으로는 5%만 변경된 '계양-강화 고속도로'"라며 "'서울-양평 고속도로' 변경안은 2012년 이후 노선의 3분의1 이상이 변경된 최초의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재부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최적안'으로 확정됐다"라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주장하는 노선 변경 이유와 과정이 미심쩍다는 이야기다.
김 지사는 이어 "용역업체가 노선 변경을 주도했다는 국토부 해명은 비상식적"이라며 노선 변경 주체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은 민간 회사가 조사를 시작하는 '착수보고서'에서 변경안을 제안했다는 것은 오랜 공직을 경험한 제 식견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착수보고서'에서 국토부와 기재부가 2년 넘게 검토·확정한 '예타안'에 대해 55%나 변경되는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 용역업체가 단독으로 1조7000억 규모의 국가사업 변경을 주도했다는 주장은 어떤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라고도 했다. '경기도가 변경안에 동의했다'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경기도는 변경안에 대한 어떠한 동의도 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부가 '전부 공개'했다는 자료를 아무리 살펴봐도 노선의 경제성을 검토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공사비, 보상비 등 세부 비용산정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원안의 단점으로 '전원주택, 펜션 등을 많이 통과해서 민원이 우려된다'고 한 데 대해 "정반대"라면서 변경안 노선이 원안 노선보다 다섯 배 넘는 주민에 영향을 준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논란의 본질은 노선이 왜 갑자기 특정인이 소유한 땅 옆으로 변경되었냐는 의문과 무책임한 백지화 선언으로 불거진 국정 난맥상"이라며 "원안이 좋으냐 변경안이 좋으냐는 논란의 본질이 아니다. 의혹의 핵심은 왜, 누가,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날 김 지사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민주당은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의'를 열고 김 지사 제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하루 속히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원안 추진에 더해서 새로운 신양평IC 추가 건설하는 방안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 양평군민과 경기 동부 교통 해소와 온 국민들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김동연 지사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서울-양양 고속도로 연결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이것은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애초 목적이자 기대 효과라 저희는 대환영"이라고 했다.
이어 국토부를 향해 “즉시 백지화를 철회하고 서울-양평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면서 양평군 신양평IC 설치하면서 경기도가 추진하려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연결을 즉시 협조하는 자세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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