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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꿀벌 200억+α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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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근 2년 동안 꿀벌 200억+α가 사라졌다

[함께 사는 길] 벌·숲·인간·지구에 대한 일곱 가지 생각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200억+α가 넘게 사라진 꿀벌,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위기가 발생하고 꿀벌보다 많은 야생벌, 그리고 더 많은 꽃가루매개자가 멸종되면 생태계가 붕괴한다. 이런 와중에 꿀벌 집단 실종의 이유가 밀원(蜜源), 먹을 꿀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밀원숲 조성 확대 정책을 펴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게 정말 벌을 위한 것일까? 지금까지 진행된 산림청과 지자체의 밀원숲 조성 사업은 멀쩡한 숲을 베어내고 단일종의 나무를 심는 수종갱신사업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숲을 단순화하고 황폐화해 생물다양성 훼손을 야기한다. 꿀벌 살리자는 대책이 야생의 천연림 숲을 파괴하여 생태계를 파괴한다.

서울환경연합과 생명다양성재단은 생태전환도시포럼을 열었다. 정부의 밀원숲 확대 정책이 왜 위험한가? 벌을 비롯한 꽃가루매개자들을 위한 진짜 밀원숲이 있다면 무엇인가? 포럼에 참여한 서울환경연합 최진우 생태도시전문위원,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홍석환 부산대학교 교수의 이야기를 최진우 위원이 정리했다.

▲ 꽃가루매개자들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국제NGO인 '폴리네이터 파트너십'의 포스터(2020) 이미지. ⓒ폴리네이터

꿀벌 집단실종, 드러나지 않는 피해자는 누구인가

작년에 이어 꿀벌이 다시 대규모로 사라졌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농가에서 키우던 꿀벌 중 56.3%, 약 208억 마리가 자취를 감추거나 폐사하였다. 꿀벌의 꽃가루받이에 의존했던 과수농가에 피해가 확산되어 과수의 생산량과 품질에 차질이 생기고 가격이 인상될 위기에 처했다. 더 중요한 점은 꿀벌의 집단실종 현상이 양봉산업과 농업경제에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꿀벌에 몰입되는 시선을 내려놓고 꽃가루매개자 전체를 봐야 한다.

꿀벌뿐 아니라 꽃가루를 옮겨주는 동물은 많다. 야생벌, 파리, 등에, 나비, 나방, 풍뎅이, 모기 등 수많은 종의 곤충이다. 박쥐나 새도 기여한다. 야생벌만 해도 호박벌, 좀뒤영벌, 쌍살벌, 왕가위벌 등 국내에만 4천 종이 넘게 존재한다. 지구상에 다양한 식물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 식물들마다 꽃가루를 운반해 주는 특별한 종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양봉꿀벌은 꿀 생산을 위해 도입된 외래종이고 가축으로 관리되고 있다. 야생동물은 가축보다 환경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1990년 이래로 곤충 개체수가 전 세계적으로 25%가량 감소하였다. 지난 20년간 보라매공원, 한강공원 등에서 야생벌이 90% 이상 줄어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봉꿀벌 개체 감소가 산업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발표했다. 그 이유는 꿀벌 개체수가 사육장에서 다시 회복되고 꿀 생산량이 예년 수준보다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는 꿀을 따오는 꿀벌 가축만 볼 뿐, 다양한 야생벌을 비롯한 꽃가루매개자 곤충의 피해를 보지 않는다. 꿀벌이 꿀을 많이 따오면 생태계가 좋아진 거라고 어떻게 감히 말할 수 있을까.

▲ 꿀벌 200억+α의 실종! 꿀벌이 그만큼 사라졌다면 한반도의 4000종 넘는 야생벌들의 피해는? 그보다 많은 꿀벌매개자들의 피해는? 꿀벌은 그들 중 하나일 뿐이다. 꿀벌만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지켜야 한다. ⓒ김소희

꽃가루매개자가 사라진다면

세계 야생식물 종의 90%, 식량 작물의 75% 이상은 동물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벌은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곤충학자에 의하면 벌 중에서 꿀벌이 30%, 나머지 야생벌이 70%의 꽃가루받이를 담당한다고 한다. 꿀벌은 양봉농민이 벌통에서 집단으로 키우고 관리하지만, 야생벌은 땅을 파서 알을 낳거나 토양 표면 근처나 땅 위의 속이 빈 식물 줄기에 둥지를 만들고 단독 생활하는 종류도 많다.

유엔은 2017년 꽃가루매개자의 중요성과 그들이 직면한 위협과 지속가능한 발전 기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5월 20일을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로 지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벌을 비롯한 꽃가루매개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서이다. 국내에서 종종 '세계 꿀벌의 날'이라 소개되는데, 야생벌까지 포함하기에 '세계 벌의 날'로 불러야 한다.

벌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익히 들어왔다. 그러나 벌은 재배작물뿐만 아니라 야생식물과 조경식물의 수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쁜 꽃이 사라지는 차원을 넘어서 수많은 식물 종이 더 이상 씨를 맺지 못하고 사라질 테니, 육상 생태계는 심하게 변형되고 빈약해질 것이다. 식물은 모든 먹이사슬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야생벌이 멸종한다면 '멸종 소용돌이'를 촉발하여 큰 생태계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식물과 꽃가루매개자의 수가 함께 감소하면 상호관계를 맺어온 생태계 먹이사슬이 붕괴하여 상호 멸종을 일으킨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인류의 식량 생산뿐만 아니라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서 다양한 꽃가루매개자를 보호해야 한다.

▲ 야생식물의 90%, 식량작물의 75% 이상이 다양한 꽃가루매개자 동물에 의지한다. 벌 중에서는 꿀벌이 30%, 야생벌이 70%의 꽃가루받이를 담당, 벌의 멸종은 식량위기와 직결되고 생태계 전체의 공멸로 이어진다. ⓒ김소희

누가 범인인가

벌이 줄어든 이유는 개발에 따른 서식지 감소, 기후변화와 집약적 농업으로 먹이원 식물의 감소, 농약에 만성적인 노출, 외래 곤충 질병의 전파 등 인위적인 스트레스가 조합된 산물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꿀벌 기생충 응애를 제때 방제하지 못한 농민의 탓으로 돌리지만 그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살충제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농약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간된 지 60년이다. 이 책의 영향으로 미국은 1972년, 유럽은 1978년, 세계적으로 2004년에 DDT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레이첼 카슨이 농화학 업계와의 전투에서 이겼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전쟁에서는 결코 아니었다. 농약 사용을 옹호하는 이들은 최신 농약은 금지된 기존 농약보다 사람과 환경에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을 펼친다. 현실에서는 그 농약이 안전하지 않다고 밝혀질 때까지 계속 사용된다. 안전성 문제가 확인되면 선진국에서 금지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인다. 그사이 수많은 야생생물과 사람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 나간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는 곤충의 뇌를 공격하는 신경독소로 DDT 7천분의 1에 불과한 양으로도 꿀벌을 죽일 수 있다. 벌이 즉시 죽지 않더라도 항법능력이 손상되고, 바이러스에 취약해지고, 여왕벌 수명이 단축되고, 수벌 생식력이 감소하고, 벌집 내 일벌의 돌보는 시간이 감소하는 등 준치사 효과를 발생시킨다. 농약에 의한 영향은 벌을 허약하게 만들어 여러 스트레스 요인의 상호작용 피해를 증가시킨다. 소규모로 모여 살거나 단독생활하는 야생벌의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피해가 더 크다. 우리가 자연에 가하는 화학적 공격은 전쟁이라기보다는 대량 학살에 가깝다. 야생동물이 급감하고 있는 게 놀랄 일이 아니다.

▲ 꿀벌군집붕괴를 부르는 잠재적 원인은 전자파, 제초제와 살충제, 인공사육에 의한 유전변이 부족, 환경 변화와 단일 밀원 섭취, 잦은 벌통 임대와 이동 등이다.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의 생태계 오염은 주범의 하나로 지적받고 있다. ⓒ김소희

꿀벌 먹이 밀원숲을 확대하자?

지난 5월 18일, 그린피스 한국사무소와 안동대 산학협력단은 꿀벌을 위해 여의도 면적의 1034배에 달하는 최소 30만 ha의 밀원숲이 필요하므로 15만 ha를 추가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0년간 꿀벌의 먹이가 되는 밀원 면적이 약 70% 감소하여 현재 15만 ha 수준이고, 아까시나무림의 면적은 30년간 89% 감소하여 밀원숲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다. 양봉단체와 양봉학계, 정부에서도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나무를 심고 숲을 늘리자는 주장은 대개 의심없이 환영을 받는다. 기후·생물다양성 위기 시대에 숲을 늘리자는데 누가 반대를 할까. 그런데 그 조림정책이 문제의 근본 원인을 가리고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해법으로 위장된다면, 실상 자연숲을 파괴하고 야생벌을 비롯한 생물다양성을 손실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먹이가 부족한 게 정말 사실일까? 아까시나무가 대폭 줄었는데 양봉꿀벌은 왜 대폭 늘어났을까? 농약으로 오염된 먹이는 괜찮은가?

밀원숲 추가 조성 주장은 국내 양봉꿀벌 250만 봉군(약 500억 마리)을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도출되었다. 국내 양봉꿀벌 사육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많아도 너무 많다. 국내 양봉꿀벌 밀도가 높다는 걸 문제로 인정하면서도 해결책은 양봉산업 증진이다. 꿀벌뿐 아니라 야생벌을 비롯한 다양한 곤충이 마주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벌꿀 생산량을 확대하는 대책에 가깝다. 공장식 축산에 먹이가 부족하니 옥수수밭을 더 만들어 옥수수를 많이 생산하자는 수준의 대안이다. 옥수수밭을 개간하기 위해 많은 숲이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이 손실되듯이 이런 방식의 밀원숲 조성 확대는 지금보다도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야생의 숲 대신 꿀벌 먹일 꽃밭만 확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양봉산업은 흥하지만 생태계는 망한다. 생물다양성 손실을 불러오는 방식의 밀원숲 조성은 어리석은 시도다. ⓒ김소희

진짜 밀원수

양봉산업 관련 법률에서는 밀원식물로 목본류 25종, 초본류 15종을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채택한 밀원수는 벌꿀 생산량에 중점을 둔 것들이다. 양봉산업 증진을 위해 이해할만한 접근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현실은 헛개나무, 피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밀원수가 혼재되어 살아가는 활엽수 숲은 밀원수 통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밀원숲은 조림지에만 적용되고 있다.

벌이 살기 위해서는 꽃가루도 중요하다. 꿀벌의 수명과 질병 면역력은 다양한 꽃가루(단백질) 공급원에 달려있다. 자연숲에는 여러 종류의 자생식물들이 있고, 다양한 꽃가루매개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결국 우리가 처한 위기를 해소할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우리보다 앞서 벌 보호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해외에서는 벌의 먹이식물을 '꽃가루매개자 친화적 자생식물(pollinator-friendly native plant)'이라 소개한다. 꽃가루가 많은 참나무류, 버드나무와 꿀이 풍부한 기타 낙엽활엽수가 국내의 공식적인 밀원수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건 벌의 생태적 건강성보다 양봉업과 임업 증진에 비중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안정화된 자연숲이 다양한 벌의 건강한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꿀과 꽃가루뿐만 아니라 나무에서 나오는 다양한 진액들, 오래된 나무나 썩은 나무의 동공 등을 통해 다양한 꽃가루매개자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위도와 유사한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에서는 참나무류, 단풍나무류, 층층나무류, 벚나무류 등이 벌에게 도움되는 중요한 식물종으로 소개된다. 밀원숲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지 않더라도 자연숲 안에는 수많은 밀원수들이 자라나고 있다. 아까시나무가 줄어들었어도 자연스레 자생종 나무들이 증가하여 벌이 알맞게 살아갈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 꿀벌도 그렇지만 특히 야생벌에게 중요한 먹이는 꽃의 꿀만이 아니라 꽃과 나분의 화분, 썪어가는 나무들(서식처 역할도 겸함), 수목의 진액, 꽃식물과 수목에 맺히는 물방울 등 다양성을 가진 야생의 숲 전체에서 나온다. ⓒ김소희

자연숲을 밀어내는 인공 밀원숲

국내의 밀원숲 조성 사업은 대부분 숲을 신규로 늘리는 게 아니라, 멀쩡한 자연숲을 해체하고 단일종 위주의 인공적인 숲을 만드는 사업이다. 다양한 야생벌과 곤충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이들의 서식지를 망가뜨린다. 정부는 헛개나무, 피나무 등 자생종 위주로 다양한 밀원수를 심겠다고 주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최근 밀원숲 조성 통계의 대부분은 벌꿀 생산량이 적은 백합나무로 채워졌다. 꿀 생산량이 많은 밀원숲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가 되어 온 자생 밀원수를 베어내는 건 생태학살에 가깝다.

우리가 마주한 이 위기는 단순히 벌의 위기가 아니다. 꿀벌과 야생벌, 그리고 꽃가루매개자 곤충들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초점을 맞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은 먹이자원 확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위기와 변화에 완충능력을 가지는 온전한 서식지가 중요하다. 다양한 꽃가루매개자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식물이 많아야 하는데, 벌채와 간벌, 하층식생을 반복적으로 제거한다면 생태계를 훼손하는 꼴이다. 이건 소를 많이 기르기 위해 산의 나무를 잘라내고 초지로 만들자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대응이 과연 꿀벌에게도 도움이 될지 의문이며, 야생벌과 다양한 생물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의 밀원숲 확대 정책 제안에 지지를 표명했던 저명한 곤충학자 데이브 굴슨은 생명다양성재단 김산하 박사와 몇차례 서신교환을 통해 다음과 같이 알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꿀벌과 야생벌 그리고 다른 꽃가루매개자들에게 더 많은 꽃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지라도, 저는 밀원수를 심기 위해 자연숲을 벌채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자연숲은 생물다양성과 탄소저장고로 중요하며, 우리는 어떤 이유로든 자연숲을 베거나 훼손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 천연의 야생숲을 밀어내고 아까시 같은 꿀벌 밀원용 단일림 숲을 조성하는 정책은 꿀 생산을 늘려 얻는 이용보다 식물 꽃가루매개자들과 천연림에 피해가 압도적으로 크다. 사진은 충청북도가 조성한 아까시 밀원숲. ⓒ충청북도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들

꿀이 부족하여 벌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꿀이 많아도 꽃을 찾으러 올 곤충이 줄어들고 있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촘촘한 생명의 먹이 그물망으로 다양성을 갖추고 농약으로부터 안전한 안정적인 서식지가 중요하다. 밀원숲 확충을 빌미로 벌채와 조림 사업이 확대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오히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확대를 통해 참나무류 및 낙엽활엽수 자연숲 보전을 강화해야 한다. 꽃가루 제공 역할을 포함하여 정부의 밀원수 목록과 정책을 보완하고, 자연숲의 입지와 규모, 식물종 구성을 고려하여 꽃가루매개자 보호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꿀벌 실종의 사회적 이슈는 기후변화, 식량위기, 농약, 유기농업, 생물다양성과 연결되어 있다. 도시에서도 꽃가루매개자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증진해야 한다. 무농약도시는 상상 속에 있지 않다. 30년 전 캐나다 퀘벡의 허드슨은 농약을 금지한 최초의 도시가 되었다. 이후 캐나다 170개 도시가 뒤를 따랐고, 10개 주 가운데 8개 주가 도로변 화단에 농약 살포를 전면 금지했다. 프랑스는 900개 소도시가 '무농약 마을'을 선언했고, 이에 정부도 2020년부터 농업 이외 농약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에서는 도시와 대학을 대상으로 벌 도시 & 벌 캠퍼스(Bee City & Bee Campus)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지난 10년 동안 305개소가 인증되었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 사용을 중단하고 비화학적 방제를 시행하며, 꽃가루매개자 서식지를 보전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및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에 78억 마리 꿀벌이 사라졌고, 이번에는 200억 마리 이상이 사라졌다. 내년에는 어떨까? 뭐 하나 나아진 것이 없기에 더 많은 벌이 죽어나가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꿀벌 집단실종 사태를 양봉산업 증진과 임업적 수단으로만 접근한다면 더이상 열매가 맺히지 않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다양성 붕괴를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핵심은 '생태계 다양성'에 있다.

▲ 꿀벌을 지키려면 자연숲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꿀벌뿐 아니라 야생생물 전체, 생태계다양성을 살리는 길이다.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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