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가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를 열고 "생존권을 탄압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1만여 명(주최측 추산)의 수도권 지역 건설노동들이 14일 비가 쏟아지는 서울 광화문광장 앞 거리에 모였다. 이들이 입을 모아 한 요구는 간단했다. 노조 활동을 막지 말고, 일을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장맛비가 내려 우비를 입고 있어도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의 옷이 다 젖어있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일선 건설노동자들에게 건설노조가 왜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는지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노동자들 대부분이 실직상태였다. 그들은 실직 이유로 "건설노조에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에서 온 김모 씨(59)는 "노동조합을 그만둬야지만 채용하겠다고 해서 4개월 째 일을 못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일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전에는 잘 일하던 현장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노조원을 받고 있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노조를 해체시키려고 하는 사고방식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가 없어지면 건설사 횡포를 누가 막나. 한 사람이서 막을 수 있는 종류의 압박이 아니"라며 "노조를 없애면 위에 있는 높으신 분들이 와서 건설할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노동자가 없으면 건축은 누가하냐"며 "일하는 우리가 노조가 필요하다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온 건설노동자 강모 씨(50)도 "중서부지부에는 조합원이 4000명이 있는데 지금 일하고 있는 조합원은 1000명밖에 안된다. 현장에서 건설노조라는 이유만으로 일을 시켜주지 않는다. 일반팀(비조합원으로 구성된 노동자들)에 합류해서 같이 일하거나 실직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팀에 합류해서 일을 하게되면 요구해야 할 사항들도 말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휴식할 장소, 화장실, 식당 등 아주 기본적인 문제들이다. 현장에서 철근을 규정대로 안전하게 작업하지 않으면 노조가 있을 때는 말했지만, 회사 눈치를 보여 안전문제도 말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집회를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며 "정부에서 귀를 열고 노동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고, 원희룡 장관도 회사측 입장만 듣지말고 노동자 대표들의 말을 듣고 객관적으로 판단을 하면서 공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원에서 온 건설노동자 김모 씨(45)는 최근 건설노조에 대한 전방위적 구속이 진행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위축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에 계신 분들은 거의 다 조사를 받았는데, 그 일들이 다 4~5년 전의 일들을 들춰낸 것들"이라며 "솔직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김 모씨는 "저희들도 비오는데 서울까지 와서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이렇게 모여서 목소리를 내는 것밖에 할 수 없다"며 "하루 일하고 하루 먹고 사는데 노조를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고용을 거부하고 탄압을 하니까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건설노동자들의 실직 상태가 보여주는 것은 정부의 '노조탄압'은 곧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건설노조를 건폭, 폭력조직배로 규정하며 경찰과 검찰이 단속하고 있다"며 "정부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면서 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노조는 안전하게 일하고, 우리도 노동자니 퇴직하면 퇴직금 받고, 주말에 쉬어보자고 만들었다"며 "그런데 자본과 정권은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다. 윤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건설노조 탄압 분쇄 △불법하도급 근절 및 건설노동자 생존권 보장 △건설노동자를 죽인 윤석열 살인 정권 퇴진 등을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서울 외에도 강원·대전·전북 등 13개 지역에서 지역별 지부 조합원 1만4000여명이 참여하는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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