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다. 민주당 전·현직 대표이자 지난 대선 경선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을 계기로 민주당 내 분열과 갈등이 봉합될지 정치권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는 내일(11일) 저녁 이낙연 전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는다"며 "내일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10일 공지했다. 양측은 최측근 의원을 통해 회동 의제, 배석 여부 등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은 이낙연 전 대표 귀국 후 18일 만에 성사되는 것으로, 이 전 대표는 귀국 직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5.18 민주묘지 참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방문 등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앞서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4월 장인상으로 잠시 귀국했을 때 빈소에서 잠시 만났으나, 이 자리에서는 현안에 대해 이렇다 할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현직 대표가 모처럼만에 하는 회동이지만, 양측이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친이재명계에서는 '당 내 화합을 위해 만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친이낙연계에서는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맞서며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가 직접 "정치인들이 말하는 그런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며 "더 인사 드리고 난 다음에 (이 대표를) 뵙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논란을 잠재우기도 했다. 두 사람이 만나기도 전에 이처럼 파열음이 이는 것 자체가 현재 민주당의 분열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 안에서는 두 지도자 간 만남이 어떤 식으로든 당내 갈등 국면에서 일종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동 결과에 따라 당이 화합할 수도 혹은 더 파국으로 갈 수 있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 패배 후 친명계와 친낙계는 대선 패배의 책임자로 서로를 지목하며 반목해왔다. 특히 친명계에서 이낙연 대표와 측근들을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인 '수박'으로 지칭하며 갈등이 더욱 증폭됐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는 귀국 직후부터 "이런 때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며 이재명 체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이와 같은 쓴 소리를 할 것인지, 당 혁신과 관련해 어떤 제언을 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가 정치 행보를 공언한 이낙연 대표에게 어떤 역할을 당부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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