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쇄신 작업을 이끌고 있는 '김은경 혁신위'가 황희 의원과 이진 건양대 교수, 박성진 광주교대 교수를 발탁하는 것으로 총 11명의 인선을 마무리했다. 특히 친(親)문재인계 현역 의원인 황 의원을 선임한 것은 1차 인선 발표 후 제기된 '이재명 혁신위'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30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 인사로 황 의원(재선·서울 양천 갑), 외부 인사로는 두 교수를 혁신위원으로 추가 인선했다고 발표했다.
황 의원을 발탁한 배경에 대해 김 대변인은 "당에서 내년도 혁신안을 충분히 이해하고 저희가 그런 내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당에서 소통 많이 해주시고 당에서 오래 경험한 분이 중요하다 생각했다"며 "당 내에서 숙고해서 제안해주셨고 저희도 그 취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혁신위 구성 초기부터 합류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1차 인선 명단에 현역 의원 가운데선 조직사무부총장을 맡은 친명계 이해식 의원만 포함됐고, 나머지 혁신위원들 중에도 이재명 대선 캠프 출신 등이 대거 포진돼 '이재명 혁신위', '친명 혁신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이날 황 의원을 추가 발탁한 것은 당내 '비(非)이재명계 달래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저희는 계파나 이런 것들이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혁신을 논의하는 데 장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파를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당에서 소통을 많이 해주실 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친명 혁신위'라는 비판에 대해선 "친명, 비명 프레임으로 저희 위원회를 얘기하는데 어떤 기준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지금 언급되는 내용은 대선 과정에 참여했느냐 아니냐가 주로 돼있다. 저희는 그런 프레임으로 가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두 교수 인선에 대해서는 "정당 혁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정치, 행정 분야의 두 전문가를 모셨다"며 "세대와 지역, 성별 등 분야별 균형도 두루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행정학 전공자로 지방분권 등 사회정책을 연구했고, 박 교수는 정치철학 전공자로 현재 광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이다.
당초 김은경 위원장이 추가 인선 시 '청년 및 여성'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청년과 여성이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이유에 대해 "성별과 세대의 균형도 많이 고려를 했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혁신 의제를 논의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단 생각 들었다"고 했다. 윤형중 대변인은 "청년들의 견해를 수렴하기 위해 청년자문단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혁신위는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당에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 수용을 압박했다.
혁신위는 23일 1호 혁신안으로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국회 임시회를 열지 않고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고 정했다. 지도부 차원에서 혁신위 제안을 100% 수용하지는 않은 셈이다.
김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불체포특권 관련해 혁신위 결단을 존중한다고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의총에서 더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의원들이 국민의 신뢰 먼저 회복하자는 혁신위 취지를 잘 이해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좋은 결론을 낼 것이라 믿고 기다리겠다"고 혁신안 수용을 촉구했다.
다만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혁신안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시간상 관련 논의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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