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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쿠데타' 바그너그룹 수장, 러시아로 진격 "저항없다,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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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쿠데타' 바그너그룹 수장, 러시아로 진격 "저항없다, 끝까지 간다"

러시아 정부, 프리고진 체포 시도…바그너 그룹에 프리고진 넘기라고 촉구하기도

러시아 정부와 갈등을 벌이던 용병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자신들의 부하를 이끌고 러시아 본토로 진격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적잖은 역할을 했던 프리고진의 러시아 진입이 현재 전쟁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이하 현지시각)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자신과 부하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을 넘어 러시아 남부 지역인 로스토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로스토프에 진입하기까지 어떠한 저항도 받지 않았다면서 "끝까지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이 메시지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의 처벌을 원한다며, 러시아 정부군에 자신들을 막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러시아 당국이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했기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쇼이구 장관을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프리고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은 "러시아 국방부는 바그너 부대에 대한 공습 주장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방부가 "러시아군이 특별 군사 작전 지역(우크라이나)에서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키예프(키이우, 우크라이나) 정권이 프리고진의 도발을 이용하여 공격 행동을 할 것에 대비해 제35 및 제36해병 여단 병력을 바흐무트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국가 대테러 위원회는 프리고진의 (이날) 성명이 무장 반란을 요구한 혐의로, 형사 사건을 시작하는 근거가 되었다고 발표했다"며 "위원회는 불법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이 "프리고진의 발언과 행동은 사실상 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장 내전 및 친 나치 우크라이나 군과 싸우는 러시아 군인들의 등을 찌르는 것에 해당한다"며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프리고진의 명령에 따르지 말고 그를 붙잡아 당국에 넘기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주변 상황에 대해 통보받았다며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모든 보안 기관들은 자신들이 취하는 조치들에 대해 24시간 내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지역 합동군 부사령관은 바그너 그룹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준수하고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며 상황 해결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그는 바그너 그룹에 "적들은 우리 내부의 정치적 상황이 고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에 적의 편에 서서는 안된다"며 "더 늦기 전에, 전국적으로 선출된 러시아 연방 대통령의 명령에 복종하고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밝혔다.

▲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 ⓒ스푸트니크, AFP=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은 프리고진 체포 및 바그너 그룹 용병에 대한 설득과 함께 실제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모스크바의 주요 시설들에 대한 보호 강화에 나섰다.

통신은 사법 기관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국가방위군 특수부대가 전면 경계 태세에 돌입했으며 중요 시설들에 대한 보안 강화 및 수도 보안 조치를 격상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로스토프를 지나 악사이 방면으로 나있는 M-4 고속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 도로를 이동하는 모든 차량은 시내로 우회하고 있으며 경찰 검문이 강화됐다고 알려졌다.

또 통신은 로스토프에 위치한 남부 군 지역 사령부 근처에 검문소가 설치됐으며 군과 법 집행 기관이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의 중심가는 경찰차가 지나다니고 있는데 항공기 소리가 들렸지만 이에 대해 어떤 보안 기관도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바그너 그룹 센터는 평온한 상태라며 러시아 국가방위군 직원이나 다른 보안 기관 직원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프리고진의 이번 진격은 지난달 바흐무트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군과 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러시아 당국의 지원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에 이뤄졌다.

군은 프리고진의 공개 발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비정규군과 정식으로 계약하겠다며 이들에 대한 포섭에 나섰는데, 사실상 바그너 그룹을 통제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이를 거부했고, 이후 러시아 당국이 그를 '무장 반란' 혐의로 조사하면서 체포령까지 발발하자 결국 러시아 진격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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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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