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정부를 향해 적극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전 국민 서명 운동,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 등 전방위 활동을 예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일브리핑을 진행하는 데 대해 "들어보면 1일 1변명을 일본 대신하고 있다"며 정부의 태도가 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박혔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일본 핵오염수 방류를 합리화하는 데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난번에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를 1리터씩 또는 10리터씩 매일 마셔도 된다는 학자라는 분을 불러다가 국민을 기만하고 그야말로 괴담을 퍼뜨리더니, 어제는 의총을 열어서 오염수가 인체에 영향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원자력공학과 교수 특강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될 정부·여당이 일본 오염수 방류를 막을 생각은 안하고 오히려 일본을 두둔해서 계속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이제 불안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다. 우리 민주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더 크게 외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오염수 투기를 허용할 수 없다고 당연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실제로 방류를 막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아내야 할 책무를 정부 대신 지게 된 상황"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명 운동을 하고, 매일매일 정부의 잘못 지적하고, 또 여러 관련 사회단체들과 연대하고 또 다른 나라들과 연대하고 하는 일이다. 굉장히 큰 효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방류하겠다는 핵물질 오염수가 정말로 유해하지 않은가, 그리고 유해하지 않다고 자료를 낼 국제원자력기구(IAEA),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자료는 믿을 만 한가. 또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를 묻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뢰성과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인데 두 가지 다 국민들께서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뢰성에 대해서도 믿지 못하고 대한민국 정부 자세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걱정스럽다"고 부연했다.
또 "국민들께서 나섰으니까 서명 운동을 지속하면서 국민들의 의사를 모아갈 텐데 그럴수록 우리 당이 더 단단하게 이 문제 대처해야겠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저희들이 생각하고 있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예고한 대로, 민주당은 이날 태평양 도서국 측에 국제적 연대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협조서한은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에 소속 된 호주·피지·마셜제도 등 18개국과 태평양포럼 사무국에 발송되며,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최근 논란들과 해양법재판소 잠정 조치 청구의 필요성, 국제 연대의 필요성 등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내 방류를 반대하는 의회 지도자, 시민단체, 동남아시아 등과의 연대도 추진하겠다"며 "정부도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17개 시도당에서 발대식을 진행하고 전국 252개 지역위원회에서 대국민 홍보활동과 서명운동을 해왔다"며 "그 결과 어제 서명운동 돌입 23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어 "7월1일 서울에서 전국 단위에서 총집결해 대규모 규탄보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어서 7월 한 달 동안 호남, 충청, 제주 등 전국을 순회하면서 규탄대회와 결합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의 일일 브리핑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번 주부터 '1일 1질문 브리핑'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도 위성곤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장은 1일 1질문을 통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IAEA의 안전지침 GSG-8에 위배되는 것으로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정부를 향해 물었다.
위 단장이 언급한 GSG-8 지침은 IAEA가 대중과 환경보호를 위한 일반 안전 지침으로, '그 행동을 도입하거나 그 행동을 지속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에 예상되는 이득이 그 행동으로 초래되는 해악보다 큰지 고려해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 단장은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태평양도서국 과학자 패널은 지난 6월 8~9일에 IAEA와 만나 GSG-8 지침을 검토·적용하라고 강력히 요구했으나, IAEA는 거부했다"면서 "IAEA는 스스로 정한 지침조차 검토하길 거부한 채로 일본의 방류를 지원하기 위해, 일본이 요청한 것만 진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IAEA 안전지침 GSG-8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건강보호와 생명 및 재산의 위험 최소화를 위해 GSG-8 위배 여부 검증을 IAEA와 일본정부 요구할 계획은 없는가. 그 외 국제기준 위배 여부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토할 계획은 없느냐"고 물었다.
정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동해 세슘 농도 증가 안 해...우리 바다는 안전"
한편 정부는 이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해 해역의 세슘 농도는 사고 전과 비교해 특별히 증가했다는 경향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우리 바다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해 해역의 세슘 농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언급이 나온 데 대한 설명이다.
송 차관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해양 방사능 조사보고서에는 동해 해역의 세슘137 농도는 원전 사고 이후인 2011∼2020년 킬로그램당 약 0.001 베크렐에서 0.002베크렐 사이로 기재돼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인 2005∼2010년 동해 해역의 세슘137 농도가 약 0.001~0.004베크렐(Bq/㎏) 사이인 것을 볼 때 사고 후 세슘137 농도가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송 차관은 "이러한 세슘137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먹는 물 기준인 10베크렐 대비 약 3600분의 1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천일염 사재기 문제에 대해선 "소비자 불안을 조장하거나 비상식적인 높은 가격에 천일염 구매를 유도하는 온라인 판매업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전날 '1일 1브리핑'을 통해 제기한 해양생물 체내 방사능 축적 우려(☞관련 기사 : 野 "해양생물 장기축적 위험성 검증해봤나")와 관련해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 범부처 TF 기술검토위원장인 허균영 경희대 교수가 "도쿄전력 방사선 영향평가에 나와 있는 결론을 보면 사람에 대한 피폭선량이 최대 0.00003밀리시버트"라며 "먹이사슬 생물 간 농축과 장기간 해양 축적에 대한 기술적인 사항은 (도쿄전력 방사능 영향평가에) 포함돼 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처음에 말씀드렸던 수치적 결론(0.00003밀리시버트)에 도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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