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이러잖아. 그러면 심장이 벌렁거려. ”
김 할아버지(67)가 말을 이었다. “식은 땀도 나고, 속도 메스껍지. 근데 더 큰 문제는 이게 아냐. 소리가 나지 않을 때도 머리가 쿵쿵 울리거든.”
그는 이게 다 군(軍) 때문이라고 했다.
“수십 년을 시달리다 보니 몸에 이상이 생기더라고. 나만 그러냐고? 여기 주민들 다 그래.”
경기 연천군 고문2리 주민들이 군 사격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마을 근처에 다락대 피탄지와 답동리 사격장 등 군 당국의 포 사격 훈련장이 있다 보니 수십 년 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군은 지난달 10일 마을 인근 사격·훈련장 4곳에서 포탄을 쐈다.
그러자 참다 못한 주민 88명이 급기야 국방부를 상대로 집단 호소문을 썼다.
‘군 사격 탓에 마을 주민 모두가 몸과 정신 건강에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연천군은 이 호소문을 최근 국방부와 육군본부, 5·7군단에 모두 보내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이에 다락대 사격장을 관리하는 7군단이 지난주 주민 설명회를 열었으나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났다.
그런데 이후 군이 또 사격 훈련을 하면서 분노가 들끓었다. 주민 88명은 현재 군 소음 피해 보상을 거부하며 사격장 이전을 요구하는 중이다.
한 주민은 “이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심하다. 그런데 정부도, 국방부도 해결엔 관심이 없다”며 “돈 몇 푼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돈은 필요 없다. 사격장을 옮기는 게 진정한 피해 보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열 불 터지기는 연천군도 마찬가지다.
연천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랜 세월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국방부는 아무 답변도 주지 않는다”며 “군 당국이 이를 해결할 때까지 계속 우리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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