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에서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온갖 정의로운 미사여구로 국민의 표심을 사려했던 민주당이 알고 보니 뒤에서는 돈봉투를 살포하며 금권선거를 자행했다니 그 국민적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기획 수사라느니 야당 탄압이라느니 당치 않은 주장을 펼치다가 그 주장이 먹히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당내 적당한 기구에서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민주당의 자정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각종 부패한 범죄 혐의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했던 민주당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를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남용하기까지 하면서 결사 옹호했고, 기소되면 당직을 정지한다는 민주당의 당헌·당규까지 무력화시켜서 범죄 혐의자를 당대표로 유지시키고 있다"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기동민 의원, 이수진(비례) 의원 역시 당직 유지를 결정한 민주당"이라고 쏘아붙였다.
'돈봉투 의혹'의 심에 선 송 전 대표를 향해 김 대표는 "하루 빨리 귀국해서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며 "관련자들 역시 대국민 사죄는 물론이고 수사 협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김 대표는 "송 전 대표를 즉각 귀국 조치시키고, 관련된 민주당 의원들이 불체포특권을 남용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조치하는 등 엄중한 지시를 해야 마땅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역시 돈봉투가 오갔다는 세간의 소문이 사실이라고 자인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라며 "국면 전환을 위한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는 적반하장 정치공세도, 개인적 일탈이라는 변명도 국민을 우습게 아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라며 "송 전 대표가 즉시 귀국해 당당하게 조사받고 진실규명에 협조하는 것, 국회의원을 포함해 돈봉투를 주고 받은 모든 사람이 스스로 죄를 고백하고 검찰 수사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는 김 대표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공개 주장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김 대표는 국정조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식적으로 보면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좀 봐야 된다"며 "수사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검토해 볼 수 있을 텐데 기본은 수사가 정상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이같은 당내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돈봉투 의혹' 관련) 민주당에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법사위 긴급 현안질의를 요구하기로 했다"며 "당사에 '돈봉투 제보센터'를 설치해 양심 있는 민주당 인사나 관련자에게 제보를 적극 수집해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향후 대응 방향을 밝혔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검토가 예정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기준 완화 법안'에 대해 "물가 상승과 사업 원가 상승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예타 면제가 바람직한지에 대한 국민 우려가 높다"며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 법안을 더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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