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실발(發) '검사 공천'설에 대해 "근거 없는 괴담"이라며 "그런 일은 당 대표인 제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 검사 공천이라느니 어떠느니 하면서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특정 직업 출신의 수십 명 대거 공천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당 대표인 제가 용인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 차별은 없을 것이며 인위적 인물 교체로 억울한 낙선자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공천 후보자의 자격심사를 강화해 평소 언행은 물론 강력 범죄, 성범죄, 마약, 아동 청소년 범죄, 음주운전, 스토킹 범죄도 공천 심사 기준으로 삼을 것이며 학폭 등 자녀 문제까지 꼼꼼히 살피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저는 당 대표로서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향식 공천 원칙을 엄격히 지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이 진행되도록 철저 감독할 것이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분이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며 "그런 만큼 우리 당 구성원은 시중 괴담 맘 쓰지 말고 나라와 당 위해 열심히 활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여권에서는 내년 총선 때 검사 출신 등 대통령실과 가까운 인사들이 국민의힘 우세 지역인 영남 등지에 대거 공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주류 쪽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윤핵관 중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괴담 같은 게 많이 나와 걱정"이라며 "언론의 생각인지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검사가 몇십 명이 (공천 받는다)… 이런 것은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역시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사무총장도 지난 6일 "그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고 있고 일어날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며 "민주당 좋으라고 그런 일이 생기겠느냐?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검토된 바 없다", "악의적이다", "실체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반신반의다. 지난 7일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내세운 김학용 의원 우세설을 뒤집고 TK 출신의 윤재옥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데 대해서도 '검사 공천'으로 인한 영남권 물갈이에 대한 해당 지역 의원들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원내대표 선거 토론회에서 윤 의원은 "어느 누구든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 대상이 되거나 경선도 못해보는 일을 당하면 안 된다. 단 한 분도 억울한 일 당하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검사 공천) 그런 일은 당 대표인 제가 용인하지도 않겠다"고 한 것도 윤 원내대표의 '공약'과 마찬가지로 당내를 다잡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의 이날 언급은 공천을 두고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이 갈등을 일으킨 과거 사례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다. 2016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공천을 강행하자 후보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에 갔다.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불린 이 일은 김 대표의 힘없는 당무 복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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