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은행 폐쇄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경제·금융 수장들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열고 SVB 사태의 국내 영향을 점검했다.
이들은 간담회 후 "이번 미국 SVB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아직은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금융 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관계기관은 관련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부작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국내 은행의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된 게 없고 자본 건전성도 강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SVB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및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험회피 강화, 외인 자금 유출 영향이 있을 텐데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SVB와 사업 모델과 다르다"면서 "오히려 이번 사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상을 제한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이런 면은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SVB 사태가 국내 은행과는 관련이 없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국내 대응 상황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예금 구조는 예금보장 한도가 높은 도매액이 크지 않고 채권 비중이 큰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 중에 SVB나 실리콘밸리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있는 곳도 없어 시장 전반의 영향은 없다"면서 "하지만 각국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점검할 것으로 보여 우리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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