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현재의 주 52시간 근로제를 개편, 노동시간 계산 단위를 '주'가 아닌 월·분기·연으로 늘려 1주 최대 69시간까지 노동할 수 있게 하는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한 데 대해 제1야당이자 국회 1당(169석)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에게 노동자는 국민이 아닌 착취대상인 것 같다. 주당 근로시간을 69시간으로 늘리는 노동개악을 강행한다고 한다"며 "지금도 OECD 평균보다 200시간 더 일하는 최장 노동시간을 일하고, 장시간 노동에 따른 산재 사고율이 최고 수준이다. 국민들에게 과로사 강요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시간 늘려서 생산을 늘리자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시대착오적 반노동관을 버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길게 일하는 대신 길게 쉴 수 있게 하겠다'는 정부 개편안 취지에 대해 "갑을관계가 있는 노동자 입장에서 장기휴가 같은 방안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탁상공론이거나 국민을 기만하는 발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는 설설 기고, 재벌·대기업에는 퍼주지 못해 안달이고, 국민은 쥐어짜지 못해 안달인데 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윤석열 정권의 노동시간 개악을 국회에서 철저하게 막겠다"고 선언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실언인 줄 알았던 윤 대통령의 '주 120시간 노동'이 정부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아 결국 현실이 됐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주당 52시간 노동시간이 주 64시간, 최대 80.5시간까지 늘어난다"며 "과로사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노동시간은 발병 전 4주 연속 주 64시간인데, 이번 개편으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분기로 늘릴 경우 과로사 수준까지 장시간 노동을 강요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4.2%에 불과하고 노동자가 연차휴가를 다 쓰는 기업도 40.9%에 불과하다"며 "세계에서 제일 오래 일해온 대한민국은 그나마 주 52시간제 도입 후 연간 근로시간이 OECD 국가 중 2위에서 5위로 나아졌는데, 윤석열 정부는 다시 노동시간을 늘려 과로사회를 조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더구나 국민 저녁을 뒤바꿀 중차대한 민생 정책이지만 사회적 공론화도 없었고 급조한 '노동시장연구회'의 윤심(尹心)맞춤형 용역을 따랐을 뿐"이라며 "입법적 뒷받침이 필요한데도 국회와 사전 논의도 안 했다. 여당과 제대로 된 당정협의도 없이 설익은 노동시간 개악안을 국민앞에 들이밀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방통행식 개악안", "내용도 절차도 잘못됐다"며 "이해 당사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사회적 공론화부터 거치기를 촉구한다. 일방통행과 독단으로 국민 삶을 후퇴시키는 정책 입법에는 민주당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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